본문 바로가기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피자는 좋겠다

by Aphraates 2021. 10. 6.

()” ()만 들어가면 어렵다.

피 교육생, 피감자, 피의자, 피해자는 춥고, 배고프고, 고달프다.

 

논산 훈련소 피 교육생 훈병(訓兵).

전형적인 피 자 인생이다.

밖에서 제 맘대로 펄펄 날아다니다가 논산 훈련소에 들어가 꼼짝 못 하는피교육생이 되면 바람 빠진 풍선은 비교할 수 없다.

열악한 조건에 그 수십 배 이상으로 시달림을 받았던 노땅들이 생각할 때는 그것도 군대고 군인이냐고 웃지만 고생이라고는 해본 적이 없는 외둥이들에게는 군은 사람 사는 곳이 못 되는지라 엄마 찾아 야반도주할 생각을 할 때도 있다.

 

하부기관 피감원(被監員).

처절한 피 자 인생이다.

박봉에 험한 일은 다 하는데 감사관 앞에 앉는 피감사원만 되면 주눅이 들어 오금이 저린다.

평소에 정확하게 일을 한다고 했고, 감사에 안 걸리려고 준비도 충분히 했는데 감사관이 지나치는 말로 툭툭 던지며 뭘 물어보면 아는 것도 제대로 답변 못 하고 얼굴만 붉어지고 도망가고 싶다.

 

힘없는 피의자(被疑者)

불쌍한 피 자 그룹이다.

순사가 자전거 타고 가다가 손가락만 까딱해도 논에서 일하다 말고 부리나케 뛰어나와 부동자세로 서서 하명을 기다리고, 무슨 말 한마디 하면 코가 땅에 닿도록 얼굴을 조아리며 밑도 끝도 없이 용서해달라고 읍소한다.

지나다가 그를 본 철딱서니 없는 사람들은 그러지 말고 변호사의 조력을 받으라고 하지만 변호사가 뭔지도 모르는 데다가 먹고 죽으려 해도 없는 돈을 어디서 나서 변호사를 산다는 것인지 애처롭다.

피자는 괴롭지만 때로는 그를 면할 때도 있다.

피자 자체로서 그런 것이 아니라 외부적인 요건으로 인하여 피자를 피할 수 있어서다.

 

여의도 피자는 좋겠다.

또 다른 피자인 피켓이 도와주고 있다.

왖전히 어부지리다.

근근하고 불쌍한 피 자들의 위기 탈출이다.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는 것이다.

돌아가는 상황이 묘하게 전개되고 있다.

피 자들은 화장실 가서 쾌재를 부르며 표정 관리하느라 정신없을 것 같다.

어르신들 지금 잘들 하고 있으니 그렇게 며칠만 더 잘해주라고 무언의 응원도 할 것 같다.

응원할 것 없다.

걱정 안 해도 그렇게 끝날 것 같다.

마패를 차고 등장한 어사들이 정작 자기들이 할 일은 뒷전에 두고 감사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이 어사들끼리 패를 갈라 서로 피켓 시위를 하며 험상궂은 표정으로 악담과 물리력으로 상대방을 공격하느라 정신이 없다.

서로 들었다 놨다 하면 골라잡은 창과 방패는 막상막하로 강하여 뚫지도 못하고 뚫리지도 않는다.

그런 전쟁도 국가와 민족을 위한 일련의 과정이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뭣들 하시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복장 터지는 사람들 적지 않을 것 같다.

 

 

http://blog.daum.net/kimjyyhm

http://www.facebook.com/kimjyyfb

http://twitter.com/kimjyytw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조건 아니라 해라  (0) 2021.10.08
  (0) 2021.10.07
부침 浮沈  (0) 2021.10.05
돈보다는 일을  (0) 2021.10.04
군대 좋아졌다  (0) 2021.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