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돈보다는 일을

by Aphraates 2021. 10. 4.

좀 천박한 것 같지만 자본주의사회에서 돈이 최고다.

모든 것은 돈으로 통한다.

자기 분수에 맞게 먹고 살 만큼만 있으면 되지 무슨 욕심을 부리느냐고 말을 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돈의 마력을 모르거나 돈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껴보지 못한 사람들이 하는 자학의 소리일 것이다.

인간의 욕심이 한이 없는 것이 본래의 모습인데 그를 부정한다면 틀리는 것이고, 그로 인하여 일어나는 역작용이 순작용보다 더 클 것이다.

그래서 순작용을 더 크게 하려면 성인군자의 가르침과 솔선수범이 필요한 것이고, 그를 통하여 어려움 속에서도 세상이 유지되고 발전하는 것이라고 보면 틀림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 좋은 돈도 버는 사람이 벌어야 한다.

사업가나 장사하는 사람이 돈에 집착하고 벌어야지 그래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 돈을 벌려고 하면 문제가 생긴다.

공직자가 돈을 알고, 조직원이 돈맛을 보고, 과학기술자가 재테크에 눈독들이거, 문화예술인이 돈을 밝히고, 의료인이 돈에 매이고, 교육자가 돈을 바라고, 봉사자가 돈에 관심을 가지고, 청춘이 돈에 구속되고, 노년이 돈에 껄떡거리고......,

그러면 그는 이미 그 고유의 존재가치를 상실한 것이다.

돈이 좋다고 해서 본분을 돈으로 계산하는 것은 실패한 인생이다.

 

눈치가 빨라야 절간에서도 새우젓을 얻어먹는다고 하였다.

안 되는 일을 억지로 하라는 것이 아니라 지혜롭고 슬기롭게 살라는 거다.

절간에서 고기 맛을 보면 빈대가 안 남는다고 하였다.

자신을 망각하면 탈선하고 망한다는 가르침이다.

 

돈을 탐해서는 안 될 사람들이 앞장서서 부정부패와 불법 편법으로 돈을 축적하여 스스로 돈의 노예가 되어 수많은 사람을 실망과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본인들은 그것도 능력이고 기회라고 당당하게 나올지 모르지만 그래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 그러는 것은 좋은 돈을 악하게 만들고 스스로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권력과 명예와 치부를 다 가져간다면 얼마나 행복하다는 것인지, 자기들이 그만큼 독식을 하면 그만큼 못 갖는 사람들이 생긴다는 것을 모를 리 없는 사람들이 악행을 자행하는 것은 안 맞는다.

돈이 그렇게 좋으면 돈 속에 똘똘 말아서 아무도 없는 무인도로 보내 지상낙원인 거기에서 너희끼리 잘 먹고 잘살라고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오기도 생긴다.

돈을 벌면 돈을 쓰고 나누는 아량이 있어야지 돈을 버는 사람이 돈을 못 버는 사람으로부터 뭔가를 얻어먹으려고 하는 것은 인간 자체가 글러 먹은 것이니 하등의 대우와 배려를 해줄 필요가 없다.

 

중소 벤처 기업 사원 생활 몇 년 차인 지인의 아들 전직(轉職) 이야기가 나왔다.

평생직장 개념이 희미해진 현실에서 공직계통이든 사기업이든 단계별로 진로를 결정해야 할 경우가 수시로 있을 텐데 그럴 때는 돈보다는 일을 찾아 움직이라고 권고를 해줬다.

그런 전략이 모두에게 공통으로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착각이나 오판을 하여 틀린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공직계통에서 정년 퇴임을 하고 동종업계에서 재취업하여 현직 때와 비슷한 사회활동을 하는 선배이자 경험자 입장에서 볼 때 돈보다는 일을 따라 움직이는 것이 현명한 것 같다고 길을 말해준 것이다.

 

전직에 대하여 진지한 대회를 나누고 왔는데 모 회사에서 전화가 왔다.

사정을 이야기하면서 좋은 조건을 모실 테니 전직할 의향이 없느냐는 것이었다.

정중하게 사양했다.

미천한 사람을 그렇게 생각해주시니 고맙다고 먼저 인사를 했다.

이어서 급한 사정은 이해가 되지만 여기 사정도 여의치 않은 데다가 그러는 것은 제가 원하는 것이 아니니 양해해주시고 다른 방법을 찾아보시라고 했다.

혹시 현업에 투입되지 않은 다른 사람이 있는지 알아는 보겠다고 하였다.

도움을 못 드려서 죄송하고 계속해서 좋은 인연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고는 사업이 더욱더 번창하기를 바란다는 덕담으로 통화를 끝냈다.

근로관계도 복잡하다.

고용하는 측에서나 피고용 하는 측에서나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생기지만 언제 어디서든 정도(正道)는 있으니 그를 지키거나 지키려고 노력하면 무리가 없을 것이다.

 

http://blog.daum.net/kimjyyhm

http://www.facebook.com/kimjyyfb

http://twitter.com/kimjyytw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피자는 좋겠다  (0) 2021.10.06
부침 浮沈  (0) 2021.10.05
군대 좋아졌다  (0) 2021.10.03
어제만은 못했지만  (0) 2021.10.02
새 날을 핑계 삼아  (0) 2021.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