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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병폐

by Aphraates 2021. 12. 21.

별 희한한 일들이 다 일어난다.

상상을 초월한다.

이해할 수가 없다.

시대 변환에 따라 나타나는 불가피한 병폐인 것 같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스스로 떠안고 해결해 나가야 지 누굴 탓하거나 누구에게 미룰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는 본바탕이 그런 것 같단다.

어떻게 해서 유복한 집안의 강골을 만났고, 기행과 잠행을 잘 하는 해괴망측한 날라리가 됐는지 모르겠단다.

그는 근본적으로 문제아인 것 같단다.

자수성가한 유력 인사를 아버지로 둔 성인인데 왜 꼭지가 덜떨어진 머저리 행세를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하고 다니는지 알 수가 없단다.

그들은 흘러간 인물들이란다.

조용히 살아야지 나타나서는 아니 될 사람들인데 왜 다시 나타났는지 모르겠단다.

뭘 하겠다고 고문관으로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것인지, 그러는 만큼 세상이 퇴보한다는 것을 왜 모르는 것인지 한 대 쥐어박고 싶단다.

그들은 사정기관을 총괄하는 자리에 있는 가문의 자식들이란다.

어떻게 미궁 속에 빠진 50억 클럽에 가입되었거나 공개적으로 아버지를 팔아 청탁을 하고 다니는 또라이가 된 것인지 어안이 벙벙하단다.

그들은 명망가들이란다.

자기 전문 분야에서 하던 일이나 열심히 하면서 인정받아도 무리가 없을 것이란다.

왜 다시 정치판에 뛰어들거나 기웃거리며 개념 없이 구는 것인지 삼청교육대를 재소환해야 한다는 볼멘소리를 듣는지 기가 찰 노릇이란다.

 

참으로 요상하다.

가만히 있어도 안락하게 살아가기에 무난한 사람들이다.

누가 봐도 알만한 집안에 알만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왜 그리도 수준 미달에, 함량 미달에, 인격 미달의 허접함이란 것인지 답답하다.

어느 시사 토론 패널은 요즘 아이들 패턴이 그런 식이니 일정 이해해줄 필요도 있다고 하던데 씁쓸했다.

아이들치고는 너무 늙은 아이들이다.

그렇다면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작은 행복을 이어가고자 피땀 어린 노력을 하는 보통 사람들은 어찌 하라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허탈하다.

본인들은 모를테지만 그를 보는 사람들은 처절할 것이다.

 

울화통 터질 일이다.

그러나 그에 매여 실망할 것은 아니다.

유전의 법칙이 일사불란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정상이라면 세포 분열에 의한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것도 정상이 아니라 할 수 없다.

수많은 자식 중에는 무녀리도 있고, 예비군 훈련장에 가보면 고문관도 있고, 정제된 곳에 일탈자도 있고......, 병폐인 것은 분명하다.

있어야 할 것은 다 있는 세상이다.

좋든 싫든 함께 가야 할 운명적인 길이니 그를 거부한다면 그 자체가 그들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는 것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어이, 거기!

부탁 하나 하자.

아무리 튀어야 사는 세상이라고 하지만 그러지 말자.

올바른 길이 아니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

이제 병폐는 종식하자.

여기까지는 애교로 봐줄 테니 제 자리로 돌아와라.

제발 장삼이사로 사는 즐거움을 터득하면서 조용히 좀 살자.

패가 풀리면 자리를 만들어 줄 테니 지금은 자중하자.

가만히 있으니 몸이 근질거리고 좀이 쑤시겠지만 참을 때는 참을 둘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어렵다.

코로나 때문에 골골하여 터지기 일보 직전인데 사람 오장육보 뒤집어 놓는 시절 테기 노릇은 이제 그만하자.

이해하지.

우리는 그대와 그대들을 믿는다.

오늘 웃는 것으로 갈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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