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는 분위기가 심상찮다.
봄은 오는데 갑자기 싸한 느낌이다.
갑작스럽게 터진 한 방이 결정적인 승패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황당하고 짜증 난다.
작별의 비루(悲淚)가 황당한 분루(憤淚)에 휩싸였다.
신기루였다는 것은 벌써 밝혀졌다.
그래도 어디엔가는 쓸모가 있을 것이라 여겼는데 너덜너덜한 카드가 됐다.
들리는 소리가 이상하다.
어젯밤 송별회 옆 좌석에서는 강한 경상도 악센트로 “인간이 왜 그라노”라고 했다.
터벅터벅 걸어오는 밤길도 그랬다.
술도 깨고 삼천포 밤도 함께 하려고 멀리 피어오르는 발전소 굴뚝 연기를 이정표 삼아 어두운 논두렁길을 가로질러 향촌동 집으로 향하는데 옆길에서 산책하는 남녀가 “뭐 그런 게 다 있어” 라고 속삭였다.
그렇게 듣고 싶은 편향성때문인지 모르지만 분명 그 얘기였다.
세상일은 장담하는 것이 아니다.
자식 키우면서 남의 자식 함부로 말하는 게 아니다.
그런데 왜 그러는가.
국가와 국민과 헌법을 이야기하는 것이 부끄럽지도 않은가보다.
또 이건 뭔가.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고 했다.
배신과 변절의 연속이자 화음이다.
손가락을 부른다.
누구는 손가락에 장을......, 누구는 손가락을......, 라고 한다.
왜 애매한 손가락을 가당찮은 안위와 이익의 도구로 욕보이는가.
글을 쓰는 중에도 멀쩡한 열 손가락이 자꾸 봐지고 만져진다.
공자(孔子) 왈(曰),
신체발부 수지부모 불감훼상 효지시야”(身體髮膚 受之父母 不敢毁傷 孝之始也)라 했다.
즉, 머리끝부터 발끝까지의 몸 전체가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니 주어진 몸을 건강하게 잘 보존해 나가는 것이 자식된 도리의 시작이요, 효의 첫 걸음이라는 뜻이다.
삼강오륜을 숭상하는 사람으로서 안타깝지만 그 경솔함이 불쌍친 않다.
미당 선생, 참으시오.
분루는 달래되 비루는 맘껏 흘리시오.
그 한 방이 누구에게는 결정적인 승부수가 되든 패착이 되든 하겠지요.
하지만 다른 사람들한테 무슨 영향이 그리 크겠어요.
그러니 세상 다 무너지는 것처럼 눈이 뒤통수로 돌아갈 것도 없고,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입이 귀에 걸릴 것도 없으오.
부질없는 생각에 젖어 시간 낭비하지 마시오.
남은 이삿짐 싸 차에 싣고 지리산을 우측으로 끼고 돌아 대전 고향으로 갈 생각이나 하시오.
그래야지요.
좀 부족하긴 해도 다 잘 살아보자고 그러는 것이니 이해해야지요.
그러나 성인군자 반열도 아닌데 치밀어오르는 것을 꾹꾹 참으면 병이 되고 모두에게 해로운 것이니 바다에 대고 소리 한 번 질러보는 것이오.
그렇다고 아름다운 한려수도가 오염된 공기와 물로 탁해질 것은 아니고 네가 참으라며 감싸줄 테니 그를 믿고 한 번 질러보는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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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