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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매듭

by Aphraates 2022. 6. 24.

개국할 때는 열어야 하고, 쇄국할 때는 닫아야 한다.

시의적절하게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 명운이 좌우한다.

순간의 선택이 십 년을 좌우하는 것은 텔레비전 광고에서만 통하는 것이 아니라 두루두루 통한다.

때를 놓치고 제대로 하지 못하면 그만큼 뒤지고 손해를 본다.

독불장군 대원군처럼 거꾸로 하거나 고집쟁이 김옥균처럼 서두르면 후손들이 공생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풀 것은 풀고, 쬘 것은 쬐야 한다.

완화해야 할 것이 있고, 강화해야 할 것이 있다.

분별해서 해야지 일괄적으로 한 방에 하려고 하면 다친다.

풀 것을 너무 한없이 풀거나 쬐고, 쬘 것을 너무 촘촘히 쬐거나 풀면 역효과가 난다.

 

과거를 본받을 것은 본받고, 미래에 희망을 걸어야 할 것은 걸어야 한다.

과거는 없었던 것으로, 미래는 허무맹랑한 것으로 보면 눈병이 난다.

과거에 연연하거나 미래에 대비하지 못하면 낭패를 본다.

 

책임자들이 있고, 전문가들이 있고, 수행자들이 있으니 잘 될 것이다.

아귀가 잘 안 맞았는지 삐거덕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멈칫멈칫하는 것이 좀 꺼림칙하지만 큰 문제는 안 되고 바로 풀릴 것이다.

본 게임이 연습 게임처럼 보이는 것도 아쉽다.

원복(元復)하는 것인지, 퇴보(退步)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려는 경향이 좀 강한 것 같다.

과거를 그리워하기도 하고, 과거를 경험하였기에 어디로 가야 할 것인지 다 나와 있을 텐데 길이 잘 안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

 

내외적으로 어려운 일들이 중첩되어 일어나기 때문에 그럴 거로 본다.

그래도 고민해야 한다.

두 다리 쭉 뻗고 편안하게 잠든 날보다는 바스락거리는 소리에도 벌떡 일어나는 날이 많은 것이 동서고금을 통해 입증된 사실이다.

그러니 그것은 그것 대로로 하고, 다른 것은 다른 데로 하면서 화음을 맞춰가야 한다.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럽다.

빨리 교정해야 한다.

망설이다가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나는 모르니 알아서 하라는 무책임한 비판과 비난이 아니다.

선생을 포함하여 그 누구도 현안에서 벗어날 수 없으니 어떤 식으로든 대응을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책임을 져야 하는 처지다.

함축해서 말하면 하늘로 솟구치든 땅속으로 기어 들어가든 공동 운명체이다.

어느 특정인에게만이 아니라 모두에게 해당한다.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아낌없이 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에 대해서는 당차게 인내하는 우리가 되어야 한다.

 

수염이 석 자일지라도 먹어야 살고, 코가 석 자일지라도 움직여야 산다.

세상의 온갖 근심 걱정 다 짊어진 것처럼 무거운 표정을 지으며 비가 많이 오나 적게 오나 하면서 창밖으로 바라본다고 해서 되는 일은 별로 없다.

오늘은 뭘 할 것인지 작으나마 실질적인 것이 되도록 아침을 열어야 한다.

풀 것은 풀고, 찔 것은 쬐야 한다.

잡히지 않는 것에 애걸복걸하여 심신을 괴롭힐 것이 아니다.

그릇에 맞고, 현실에 맞고, 이웃과 좋게 이루어가면 된다.

 

시간은 다가오고, 머리는 안 돌아간다.

그게 한계다.

동동거린다고 크게 나아질 것이 없다.

현시점에서는 취할 것은 취하고, 사할 것은 사하여 출전해야 한다.

취사선택을 거꾸로 하여 한탄할 수도 있지만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하고 다 하려고 하다가는 오버로드(Over load, 과부하)가 걸려 탈조(脫調/out-of-phase/이탈)되거나 번아웃(Burnout, 소모)된다.

 

오늘은 연금 봉급 날이다.

내일은 6.15.

육이오 동란 세대 전우들 몇몇이 만나는 날이다.

동란의 인연이 아니라 십년 미만의 인연을 잇는 날이다.

 

할매가 돼도 한 참 돤 할매이지만 인정하지 않으려는 칠갑산(七甲山) 핵교 출신 대전 아그들과 함께 60년이 다 돼 가는 은사님을 모시는 날이다.

아니다.

선생님께서 제자들한테 뭐든 해 주고 싶다고 하시어 대전 향(/?) 회장이 만든 자리이니 몸 둘 바를 모르고 달려가야 할 계룡산 자락 수통골이다.

여든의 어머니께서 징검다리 건너는 예순의 아들한테 얘야, 조심하거라라고 말씀하시는 것과 같은 사랑이다.

이런 날에 못 가거나 안 가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이다.

몸이 안 좋아도, 배가 불러도 달려가서 인사를 드리고 배가 뽈록 나오도록 푸짐하게 먹어야 할 이유 불문의 당위성이 있는 기가 막히는 자리다.

금방 밥을 먹고 갔는데도 밥을 해 오라 하여 고봉밥을 디밀며 어여 다 먹고 더 먹으라고 지켜 앉아 보시던 갓난 엄니의 그림과도 같은 해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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