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짝처럼 홀뚱도 잘 어울린다.
음양의 조화와도 비슷한 것이다.
홀쭉이와 뚱뚱이가 다정하게 걸어가거나 앉아 있는 모습을 종종 본다.
너는 왜 그렇게 홀쭉하냐, 너는 왜 그렇게 뚱뚱하냐고 나오면 견원지간처럼 매칭이 잘 안 될 것 같은데 즐거워하는 것을 보면 서로 친구(지)로서 가까운 사이일 것이다.
그런 부조화 속에서의 조화로운 모습을 보면 당사자들보다 보는 사람이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홀쭉이든 뚱뚱이든 수준이 있어 보이는 데 처음부터 저렇게 차이가 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몸매와 미모에 신경 쓰는 청춘들임을 감안할 때 적정선인 중간을 유지하기 위하여 홀쭉이는 홀쭉이대로 뚱뚱이는 뚱뚱이대로 무단한 노력을 했을 텐데 실패하고 홀쭉이와 뚱뚱이로 남아 얼마나 스트레스들을 받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부모를 비롯하여 주변에서도 너 그렇게 홀쭉하거나 뚱뚱해서 어떻게 시집 장가가겠느냐며 부단히도 걱정을 하였을 텐데도 죽기만큼이나 싫던 그 소리도 자장가처럼 여겨야 하는 처지가 애처롭겠다는 걱정도 된다.
누구는 그렇게 홀쭉해지거나 뚱뚱해지고 싶어서 그러겠냐며 제발 좀 그만 괴롭히라고 사정하는 것은 수용하고 다른 방법으로 좀 개선된 몸매가 되도록 도움을 줘야지 달리 방법이 없을 것이라는 유추도 해본다.
만다린에서 소맥 폭탄부대 낯 작전이 있었다.
이번에는 폭탄 종류에 약간의 변화를 줬다.
소맥이 아니라 배맥(배갈+맥주)이었고, 지원군도 보통의 양잠피와 깐풍기 이외에도 넓죽한 찹쌀 탕수육이었다.
12시 반에 시작하여 16시가 되도록 길어지는 아기자기한 작전에 미안했다고 인사를 하고 나와서는 인근의 커피숍에 들렸다.
거의 반 바가지는 되는 달달하고 시원한 차를 마시는데 자꾸 앞과 옆 테이블로 눈길이 갔다.
상대방이 이상하게 생각할지도 몰라 안 쳐다보려고 조심을 하는데도 중간중간에 자꾸 보였다.
앞과 옆은 모로는 다른 일행들인 것 같았다.
옷차림새는 약속이나 한 듯 검은색이었고, 아가씨인진 애 어매인지 모르지만 개미 허리 같은 홀쮹이 여인과 도구통 뚱뚱이의 조합이었다.
그런데 눈길은 홀쭉이보다는 뚱뚱이한테로 갔다.
뚱뚱이 허벅지가 홀쭉이 허리통보다 더 커 보였고, 다리통도 홀쭉이 종아리보다 몇 배는 더 커 보였다.
잘못하면 왜 자꾸 바라보느냐며 항의를 받을지도 모르는지라 고개를 들어 천장을 순간적으로 그들을 보니 뭐가 그리 좋은지 남들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듯이 이야기꽃을 피워가며 즐거워했다.
다행이었다.
전에는 그랬을지 몰라도 지금은 홀쭉이와 뚱보를 인식하지 않고 발랄하게 지내는 모습이 보기 괜찮았다.
체질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노력해서 어느 정도는 커버하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쉽지 않을 거다.
물만 먹어도 살이 푹푹 찌는데 막을 장사 없고, 밥을 몇 그릇씩 먹어도 바람이 불면 날아갈 정도로 부실하게 되는 것을 막을 장사 없을 것이다.
결혼, 출산, 육아, 스트레스 같은 외적인 요인에 의하여 갑자기 홀쭉이가 된다거나 뚱뚱이가 될 수도 있다고 하는데 건강과 장수에 지장이 없다면 그대로 살아야지 달리 무슨 방법이 있겠는가.
체중을 좀 빼거나 늘려본다고 하다가 되지도 않아 스트레스받아 더 악화할 수도 있다니 편안하게 생각하며 장기전으로 돌입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홀쭉이와 뚱뚱이 그룹.
우리가 들어갈 때도 차를 다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그들이 들어온 지 한참 된 것 같았다.
우리는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할 이야기 다 하고 먼저 일어났다.
그때까지도 언제 이야기가 끝날지 모를 정도로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데 얼마나 더 있을 것인지 궁금했지만 집에 와서 한 잠자느라 확인 못 했다.
분위기로 볼 때 아마 1시간 이상은 더 있지 않았을까 하고 추정을 해봤는데 모르겠다.
미당 선생, 사돈 남 말하지 맙시다.
키다리 아저씨와 짤랭이 영감탱이 이야기하면 할 말이 없잖소,
할 얘기 다 했으니 끝냅시다.
작은 체구로 채식 위주로 소식하시고 장수하신 구만 아버지와 갓난 엄니 그리고, 종길이 형 산소 벌초하러 가는 날이니 잘 다녀오도록 합시다.
오케이(O.K. 승낙)에 오브코스(Of Course, 물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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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