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먼저, 아우 면저.
라면 한 그릇을 놓고 옥신각신한다.
서로 양보하다 라면 다 불고 식겠다.
안 먹어도 배부르니 동시에 한 젓가락씩 뜨고 국물을 나눠 마시면 되겠다.
아름다운 사랑과 돈독한 형제애를 다지는 한 폭의 그림이다.
그런 미담을 나누다 보면 부수적으로 권력은 측근이 웬수이고 재벌은 자식이 웬수라는 듣기 거북한 소리도 소환되지만 감성적이고 유기적인 동양 문화에서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은 다른 모든 것에 앞서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세상이 급변한다.
수염 쓰다듬으며 공맹을 읊조리고 삼강오륜을 강조할 것은 아니다.
그에 반기를 드는 일들이 자꾸 발생한다.
잘 해결하지 않으면 왈캉달캉 쌓은 서 하루아침에 무너질 판이다.
형은 형이고, 아우는 아우란다.
내가 먼저라고 튄다.
하나에서 열까지 형제우애를 이르던 부모님도 우리 생각은 그런데 세상이 안 그렇다니 네들이 알아서 하라고 한 발 물러선다.
사람을 만드는 학교에서 형제의 난이 벌어졌다.
돈이 웬수다.
장유유서라던가 상경하애같은 말은 꽁꽁 싸 장롱 속에 모시고 현실적으로 하잔다.
<초·중등 예산 3조 떼어 대학으로… 지방사립대 지원 2.7배↑> 라는 그 기사가 주인공이다.
형도 아우도 한 치의 양보가 없단다.
기사를 대충 훑어보았다.
논란의 소지가 있어 보였다.
그런 문제에 대해 평소에 생각한 바도 있다.
공정하다고 자신하는 시사토론 패널들도 형 편 아우 편으로 쫙 갈렸다.
아우 쪽에서 치사하게 형이 동생 돈을 빼앗아가려고 하느냐니까 형 쪽에서는 동생이 잘 살면 가난한 형을 도와줄 수도 있는 것이라며 반박했다.
시청자로서는 누가 맞고 누기 틀리다고 판단할 수가 없다.
양쪽 주장이 다 맞기도 하고 다 틀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추측은 가능하다.
불균형과 밥그릇 문제다.
재정 규모 확대에 비례하여 교육 관련 예산도 늘어난다.
반면에 인구 감소에 따라 학생 수는 줄어든다.
돈은 넘치는데 쓸 곳은 없으니 불균형이 일고, 그를 좀 어떻게 조정해보자고 하는데서 분란이 발생하는 것이다.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닌 듯싶다.
교육환경 변화에 따라 재정과 예산 문제도 정리가 될 것이다.
개인교수 하듯이 하는 초등 교육에 종래 규정대로 막대한 투자를 하는 것도 줄어들 것이고, 콩나물시루라는 고등 교육에 제대로 지원이 되고 있지 않다는 불만도 대학이 급격하게 줄어 들고 있으니 자생력을 키우는 차원으로 정부 지원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교육이나 재정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봐도 문제가 크다.
벌써 문제가 불거져 나오고 해결되었어야 했다.
교육을 물질적인 돈으로만 생각하면 안 되다는 말에 동의하면서도 돈 없는 교육을 할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 동안에는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느냐며 쉬쉬했는데 공론화가 되어야할 것이다.
유치원생까지 합쳐봐야 겨우 한 자릿수를 가까스로 면하는 데 반해 교직원은 그 이상인 미니 학교를 양질의 교육 혜택이라는 명제 하에 호텔급 수준으로 시설을 개선을 하는 것도, 저기도 대학이냐고 할 정도로 초라하고 썰렁한 대학으로 몇 년 만 지나면 입학생이 없어 자연 도태될 텐데 밑 빠진 독에 물붓기 식의 지원도 안 통할 것이다.
수능일이다.
단골 손님이던 입시 한파는 없다는 기상예보였으니 좀 추운 날씨다.
"형님 먼저 아우 먼저, 내가 먼저"는 어른들의 목시인 놔 두고 연마한 실력을 실수없이 잘 발휘했으면 한다.
그리고 학교 레벨도 중요하지만 학과 선택을 잘 했으면 한다.
형편이 허락한다면 자기가 자신있고 원하는 학과에 가서 꿈과 끼와 꾼을 잘 살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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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