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합이 잘 맞는다.
성격이 딱 맞는다.
취향이 꼭 맞는다.
인생이 착 맞는다.
톱니바퀴가 맞물려 착착 돌아가듯이 잘 돌아간다.
좋은 일이다.
부부가 잘 맞는다.
안 맞으면 맞춘다.
그런 수고까지 해가면서 그럴 거 있느냐고 한다면 인생 포기하는 거다.
백년해로(百年偕老)의 남녀상열지사(男女相悅之詞)는 좋다.
표본으로 삼아 지키고 기리면 좋은 세상에서 잘 사는 길이다.
그런데 그 길은 험난하고 어렵다.
작용과 반작용이 늘 함께 한다.
사랑은 저절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잘살자는 굳은 맹세도 도전과 응전의 연속이다.
수많은 우여곡절에 변절하여 애를 태운다.
생면부지의 남녀가 천생연분으로 만났다.
그래도 넘거나 지켜야 할 것들이 많다.
부부는 고귀하다.
서로 눈에 콩깍지 끼어 넘어간 것은 아니다.
우주의 기가 통한 것이다.
내가 너고, 네가 나라는 필이 통한 것이다.
맺어졌으면 밧줄로 꽁꽁 묶어 안 풀리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부지 부식 간에 느슨해지면서 풀어진다.
안 묶이니만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마누라가 예쁘면 처가 말뚝에 절하는 것이 아니라 O친 막대기 취급한다.
파경은 우습게 다가온다.
좋던 것들이 하나둘 싫어진다.
찰떡궁합을 자랑하던 것이 얼마 안 돼 균열이 생긴다.
장점보다는 단점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 지경에 이르면 심각하다.
단물이 다 빠진 것이다.
그냥 입안에 두고 우물거려야 할지, 퇴 하고 뱉어버릴지 모른다.
백년가약이 일년가약으로 끝나면 1%의 성공보수에 지나지 않을 텐데 그것으로 어떻게 먹고살 수 있을지 의문이다.
위기의 남녀들이 늘어난다.
너무 쉽게 생각한다.
초혼이 파혼으로 되기도 한다.
누구 탓이냐고 공방을 벌여봐야 소용없다.
책임은 일방이 아니라 쌍방이다.
저절로 이루어진 사랑도 이해와 양보와 배려와 인내의 한계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전락한다.
지극한 사랑으로 맺어졌어도 원만한 부부관계를 유지하기 힘들다.
어느 정도 세월이 가고 나면 사랑은 달라진다.
자식들 때문에 또는 습관적으로 사는 것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꿀이 잘잘 흐르고 깨가 쏟아져야 할 처음부터 꼴도 보기 싫다면 잘못된 만남이다.
<"남편의 과도한 스킨십에 아프고 잠 못 자"…신혼 2개월 아내 하소연> 라는 기사가 눈길을 끈다.
시도 때도 없이 찝쩍거리는 남편 때문에 밤이면 베개를 들고 이 방 저 방 피난 다닌다는 젊은 시인의 말에 파안대소한 것이 이십여 년 전인데 그 후예는 더 극성인가 보다.
안타까운 일이다.
남의 집 담을 넘어 들여다보며 들리는 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은 호기심이 일지 몰라도 당사자로서는 괴로운 일이다.
부부지간에 차마 그러기야 하겠느냐고 쉽게 생각한다면 실수하는 거다.
댁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그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을 텐데 말 안 하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너 좋아, 나 싫어.
나 싫어, 너 좋아.
그럼 굿바이 하고 각자 갈 길을 가자.
가장 소중한 인연을 그리 쉽게 생각하면 다른 것은 볼 것도 없이 막 가는 것이니 어찌할 것인지는 자신이 알아서 할 일이다.
너 좋아, 나 좋아.
오케이, 맹물일지라도 죽 그렇게 단물로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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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