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성령 강림 대축일이었다.
그 의미를 다신 한 번 묵상하며 미사를 봉헌했다.
“용서(容恕)”에 관한 말씀과 그대로 행할 것을 다짐하자는 강론이 감명이었다.
숙연해지면서 또다시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미사가 끝나고 공지사항을 전하는 말미에 청양에서 오신 분들의 말씀을 들어보자면서 소개를 하셨다.
귀가 번쩍 뜨였다.
대전의 우리 성당에서 고향인 청양 소리가 나왔으니 당연하다.
데보라도 가벼운 미소를 짓는 것이 그런 표정이었다.
주송대의 자매님을 주시하면서 말하는 것을 경청했다.
성당에서 오신 것인지 군청에서 나오신 것인지 모르지만 허름한 차림의 자매님이 구기자 제품의 생산 과정과 효능을 간단하게 설명하시는 데 서투르나 순박해보였다.
반가운 분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현관에 내려오니 요란했다.
시음하라 작은 종이컵에 죽 따라 놓은 진액을 포함하여 치약과 비누를 홍보하시면서 한 잔 씩들 하시고 비누와 치약도 한 개씩 가져가시라 하셨다.
주문서와 볼펜도 놓여있었다.
필요하신 분들은 기입해주시면 연락처와 필요한 것을 기입해주시면 제품과 입금을 안내해드리겠다고 여러 자매님들이 분주하게 움직이셨다.
그 장면에서는 멈칫했다.
앞에서 보았던 순박한 모습과는 달리 전문 판매원들이라는 느낌이었다.
썩 맘에 안 내켰다.
그렇지만 망설이진 않았다.
교우님들은 우리가 청양 출신이라는 것을 다들 아시고, 그 분들한테도 우리 고향이 청양이라며 관심을 표명한 터라 그냥 말 순 없었다.
찜찜했지만 제법 값이 나가는 제품 두 박스를 현금으로 사서 선물했다.
구기자의 본향 출신이지만 구기자를 일부러 찾진 않는다.
만병통치약이자 불로초라고까지 하는 금산 인삼이라고 하지만 안 당겨서 안 먹는 것과 같은 맥락이자 예수님도 당신 고향에서는 환영받지 못했다는 말씀과도 통하는 것이다.
그래도 넉넉하게 구매한 것은 “청양”이라는 고향 소리 때문이었다.
충청도에서도 가장 작은 시군인 어려운 농촌을 돕겠다는 긍휼의 맘이라거나 풍각쟁이처럼 자신을 과시하며 생색을 내려는 허풍도 아니었다.
고향 소리 한 마디에 묻지마가 된 것이었다.
나중에 좀 걸리는 게 있었지만 좋게 생각하고 좋게 나가니 주일(主日)이 한결 좋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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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