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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5 분

by Aphraates 2023. 12. 6.

조교) 3소대 입장

훈련병) 배에서 꼬르륵거리는 소리를 들어가며 서둘러 입장

조교) 배식

식사 당번) 배식 완료

조교) 식사 시간 5! 식사 개시!

훈련병) 감사히 먹겠습니다.

(국에 밥을 팍 붜 후루룩 게 눈 감추듯이 먹고 식사를 마친다.)

(식사 시간 5분이 반도 더 남았는데 아직 덜먹은 동료 입을 바라보며 쩝쩝 입맛을 다신다)

조교) 식사 종료 30초 전, 459, 5. 식사 끝!

 

 

1970년대 초 미당 선생의 병영 식당 식사 모습이다.

5분이면 널널하다.

뒤집어쓰고도 남는다.

호남 고속도로 지나가는 차 소리가 들리는 논산 연무대 훈련소 23연대인가 25연대인가 소속 훈련병 시절이다.

이른바 짬밥이라 불리던 찰기 없는 보리밥에 돼지가 장화 신고 지나갔다는 소리가 나오는 멀건 국에 김치인지 짠무인지 하는 희멀건 것이 유일하면서도 귀한 반찬이었다.

한 참 먹을 때인 장정들이 배부르게 먹기에는 영 아니었다.

그나마라도 많이 줬으면 좋으련만 자기 밥그릇을 내려다보면 왜 그렇게도 옆 동료 밥보다 작아보이는지......, 배고플 때는 체면이고 뭐고 없이 배부른 게 장땡이다.

 

그래서 지금도 그러자는 것인가.

아니다.

라뗴도 라떼 나름이다.

바뀐 세상에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쉰내 나는 라떼로 스스로 견디기도 어려울 것이다.

그게 아닌 것을 위풍당당하게 말하는 것은 그런 시절도 있었다는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아서다.

 

학생 아이들 밥때가 10분이란다.

5분 세대가 봐도 10분은 너무 심했다.

불평등과 불평형으로 안 맞으며 고쳐야 한다.

탄식만 하거나 희망 사항만 얘기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어디서는 아이들이 너무 많아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고, 어느 곳에서는 한 자릿수에 머무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생님이 한 분씩 매달려 제발 밥 좀 먹으라며 100분을 실랑이 벌인다.

 

<3교대로 '허겁지겁' 10분 만에 점심 해결부산 해운대구 A중학교> 라는 기사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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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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