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가는 것이 좋다.
그게 어려우면 따라라도 가야 한다.
중도하차와 회귀는 안 좋다.
따라가기 어려우면 멈추기라도 해야 한다.
상향을 깎아내려 하향 평준화시기는 것은 안 좋다.
친정 불 공장이 어렵다.
공기업으로서, 그중에서도 맏형으로서 안 어려울 때가 없었다.
안 좋은 것이 있으면 감내하라는 솔선수범이 강요되었고, 좋은 것이 있으면 아우 먼저라는 겸양지덕이 강제되었다.
불 공장은 군조직과 함께 공공 계통은 물론이고 사기업에서도 대한민국의 표준으로 통할 정도로 전통이 있고 발전적이었다.
최대 최고의 공기업이었지만 위상과 대우는 늘 중간쯤이었다.
그만큼 내공도 쌓이고 체질도 강한 군계일학이지만 부채 200조 앞에서는 속수무책인 것 같다.
혼돈이다.
갑론을박이다.
일이 왜 그리됐나.
누구의 책임인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여러 문제가 던져졌는데 답은 요원하다.
공도 이미 다른 데로 넘어갔다.
그렇다고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것이 친정의 딜레마다.
가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제한적이고 역부족이다.
해결해야 한다는 당위성은 남았으나 브라보의 동력이 유지될지도 미지수고, 원만한 해결도 불확실하다.
그렇다고 에너지 주역으로서 손 놓고 있을 순 없다.
국난극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고통스럽다.
마피아, 패밀리, 철밥통, 패거리, 신의 직장......,
방만 경영이라며 공기업을 때리던 말들이다.
그런 말들은 쏙 들어갔다.
공사(公社)의 지위가 애매모호하다.
공(公)과 사(私) 중간이 끼어있다.
이도 저도 아닌 중간지대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도 아니고, 민간기업의 회사원도 아니다.
신분 보장도 불확실하다.
공정과 불공정 시비가 일곤 한다.
공기업은 복지주의 공공복리가 우선이니 이익을 내는 것은 경영을 잘못하는 것이라고 하는가 하면 공기업도 자본주의 시장 논리가 먼저니 이익을 내는 것이 경영을 잘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 변화무쌍한 논리가 통하는 상황이면 충신인데 안 그러면 역적이다.
지난 금요일은 불 공장의 회사창립 기념일이었다.
사내적으로 공식적인 휴무일이다.
법정 검사 수검 차 친정 식구들이 일주일 내내 현장에서 상주했다.
현장 관계 회사와 마찬가지로 발주처도 현지 상황에 따라 휴무일에 근무하는 경우가 가끔 있지만 3일 연휴인 사창 기념일의 근무는 이례적이었다.
자조 섞인 말도 나왔다.
사창과 노조창립 기념일에 쉬는 것도 올해가 마지막이고 다음 해부터는 없어진다며 허탈해하였다.
친정은 비상시국이다.
출가외인이지만 다시 친정 그늘로 들어와 있는 OB도 괴롭다.
개혁 동참은 필수이지만 오랜 기간에 걸쳐 변함없이 운영되던 제도를 단칼에 폐지하는 것이 서운하다.
이러다가 밥해 먹던 솥단지도 내다 팔아야 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솥단지를 팔고 접시가 깨진다는 것은 기우로 끝났으면 한다.
한 번 올라가 고공행진을 하는 OO 값을 내리기 어렵듯이 한 번 내리거나 폐기된 것을 복원시키려면 그 몇 배의 노력과 경비가 든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위축된다.
팍팍 쪼그라든다.
선배님들 시절은 좋았지만 우리는 안 좋다는 불만은 미당 선생이 입사하던 1977년이나 50년이 다 돼 가는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고난의 길이라도 물러서는 것은 아니다.
가다가 중지곳하면 아니 감만 못하다고 했다.
손에 잡힐 듯 말 듯 하든, 저 멀리 가물가물하든 따라라도 가는 것이 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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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