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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교육대

by Aphraates 2024. 2. 22.

학교 선생님은 인간을 만드는 선생님이다.

병원 선생님은 인간을 고치는 선생님이다.

문단 선생님은 인간을 감싸는 선생님이다.

 

결이 좀 다르다.

그래도 선생님은 선생님이다.

모로 가나 돌아가나 서울은 서울이다.

땅에 묻혔어도 진주는 진주다.

선생님은 우러러보는 존경의 표상이다.

아무나 우러러보며 존칭을 쓰진 않는다.

선생님이라는 이름 자체가 곧 존경심이다.

종종 조폭 선생님, 범인 선생님, 술과 춤 선생님, 하인 선생님......, 이런 식으로 아무렇게나 갖다 붙여 오용되는 사례가 있긴 하나 그는 가짜이지 진짜 선생님은 아니다.

 

그러면 미당은 왜 스스로 선생이라 하는가.

혹시 천O 선생처럼 불리길 원하는가.

그건 아니다.

그냥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

그렇다고 아주 맹탕은 아니고 선생님이라는 의미가 쬐끔 있다.

미당이 공갈 선생이 된 것은 우연이다.

수필가로 문단에 등단하고서부터다.

누군가가 편하고 쉽게 부르다 보니 그리됐다.

다 통하는 것은 아니고 통하는 사람끼리만 통하는 호칭이다.

높여 부르는 것도 아니다.

김 사원, 김 부장, 김 기술사, 김 단장, 김 마빡, 김 친구, 김 웬수, 김 아들, 김 오빠, 김 형, 김 아버지, 김 당신(자기), 김 작가......, 공통적으로 쓰기에는 어색하다 보니 우스갯소리처럼 굳어졌다.

뭉뚱그려서 은 안 붙이고 선생이라고 하면 그럭저럭 맞을 것 같아 그러기로 했는데 내막을 모르는 사람은 건방지다고 말하기도 한다.

김 주사, 김 생원, 김 꼴통, 김 쫄, 김 가, 김 씨, 김 군 하고 부르는 거나 엇비슷하다.

 

다른 데서도 그런 경우가 있다.

뭐라 부르기 마땅치 않을 때 선생님이라 하면 무난하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저씨 아줌마, 총각 아가씨, 고모 이모, 오빠 언니, 삼촌 외삼촌이라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런 예도 있다.

연예인들끼리 이야기할 때 보면 동료 대선배들을 선생님이라 부른다.

신인 무대에 갓 나온 신출내기나 후배 연예인들이 대선배 연예인을 뭐라고 호칭해야 할지 애매모호할 때 쉽게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정중하거나 고상한 표현은 아니나 무난하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아니지만 다정한 느낌이다.

 

선생님 위상이 많이 위축된 것 같다.

수난 시대라고까지 할 것은 아니나 퇴보의 기색은 역력하다.

앞걸음 해도 시원찮은 데 뒷걸음이라나 앞날이 걱정이다.

이런 적은 없었다.

시대에 따라 약간의 부침은 있었지만 이런 급락은 처음이다.

심상치 않은 징조다.

그름처럼 몰려들던 교대나 사대는 한산하다.

그림자도 안 밟는다고 하는 사부님은 눈치 보며 밥술이나 챙겨야 하는 봉급쟁이로 떨어진다.

 

반골도 있다.

선생님도 다 같은 선생님이 아니다.

시간이 더해짐에 따라 위상이 더 높아지고 강화된다.

조선시대만 해도 중인 신세를 면치 못하던 의사 선생님은 갈수록 주가가 높아진다.

 

교사를 양성하는 특수대학인 교육대가 어렵단다.

교사를 배출하는 일반대학의 교육관련학과도 마찬가지란다.

인기가 급감하여 응시하는 학생도 적단다.

자연스럽게 학생들 실력도 많이 떨어진단다.

철밥통이니, 신의 직장이니, 평생직장이니, 부부 교사는 굴러다니는 중소기업이니 하면서 부러워하고 시기 질투하던 것이 엊그제다.

미당 선생이 까까머리 공주중학교 학생일 때 노닐던 곳/당시 공주중학교는 공주고등학교  구내에 함께 있었다.

 

사정이 어렵다.

묵사발이 난다.

나락으로 떨어진다.

어찌해야 할지 황당하다.

교육 백년대계가 무색하다.

이는 선생님만의 문제가 아니다.

학교, 학생, 당국, 학부형을 포함한 국가사회 전체에 대한 문제다.

고치거나 버릴 것이 많지만 교육과 교육 문제도 시급히 다루어야 할 중차대한 문제다.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심기일전하여 환골탈태해야 선생님 문제도 저절로 해결될 것이다.

선생님은 가르치는 단순한 스쿨 티처(School Teacher, 교사, 학교 선생)이상의 위상이 되어야 다른 무수한 분야의 사람도 동반자로서 자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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