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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해결사

by Aphraates 2024. 3. 22.

어디에든 갈등은 있기 마련이고, 누구에게나 문제는 있기 마련이다.

인정하고 피할 수 없는 갈등과 문제라면 풀어내야 한다.

그대로 방치하면 골만 더 깊어지고 손해만 커진다.

해결에는 해결사가 필요하다.

해결사는 유연해야 한다.

갈등과 문제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수그러들게 만들어야 한다.

그게 해결사의 자질과 능력이다.

연애는 자유, 결혼은 필수라는 노랫말처럼 갈등과 문제는 자유이자 필수임을 알고서 임해야 한다.

 

명석한 머리와 현란한 입도 필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따뜻한 가슴과 바쁘게 움직이는 손발도 필요하다.

입이 좀 거칠다 싶고, 저러다가 무슨 일 벌어지지 하고 걱정하던 것들이 하나하나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고 내리는 가랑비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 지금의 상황인데 잘 해보겠다고 나서서 벌린 입이 꾹 다물어지고 잘 돌아간다던 머리가 망치로 얻어맞은 것처럼 굳어져 가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고 있다.

문제를 해결하려고 그러는 것인지 키우려고 그러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걱정의 소리를 듣던 사람들이 된통 당하고 있는 그림이다.

자신의 불타는 사명감 때문인지 남의 성화인 의협심 때문인지 모르지만 자신 폭락은 물론이고 패가망신하는 것이 참 유감이다.

 

그러게 뭐라고 했어.

그 입 좀 조심하라고 했잖아.

유식이 무식이 되고, 우등이 열등이 되어 무한 질주하다가 재봉틀로 입을 꿰매게 생겼으니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에라, 이 하수에 팔푼이야.

네가 싸 놓은 O이니 네가 치우든 뭉개든 맘대로 해라.

대신 같이 물들어가니 누구한테도 아는 체하지 마라.

서울 강북의 정과 영등포의 김, 부산의 장, 대구의 도, 대전의 조와 이, 충청의 정, 경기의 양, 광주의 이......, 거친 입에 거친 행보로 위태위태하더니 추락하거나 추락할 위험에 처했는데 이번에도 난관을 극복하고 의지와 불굴의 한국인이 될지 관전 포인트다.

 

줄기차게 불에 기름을 붇는 일도 있다.

직선적이든 우회적이든 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나가야 하는데 왜 저렇게 자꾸 사람 성질을 건드려 화를 돋우는 것인지 무슨 일이 벌어질 거 같다 하였더니 누가 그러거나 말거나 초지일관 외길이다.

결국은 정면으로 마주치는 시속 300kmKTXSRT처럼 요란한 기적을 울리며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다.

 

<`의료 대란` 불에 기름 붓는 박민수 복지부 차관의 입>이란 기사가 심상치 않다.

개인의 독단적인 강행군의 행보가 아니라 집단의 의지와 방향일 텐데 앞으로 일이 어떻게 전개되어 나아갈지 걱정이다.

주인공인 차관의 프로필을 살펴봤다.

파란 바다가 그립고 삼천포 아가씨가 애처로운 그곳 타향살이 삼 년이 그리운 삼천포 S 출신에, 예전에 미당초등학교 동기동창인 관영이가 나온 전국 넘버 투인 S 고등학교에, 먼발치에서 바라만 보아도 기가 죽던 대한민국 넘버 원인 S대학에, 출세 길의 톱인 고시 출신의 S스페셜이었다.

요약해서 SSSS 출신의 정통 엘리트 경제관료였다.

정상 코앞까지 이르렀고 여차하면 정상까지 오를 수 있는 고관대작의 당당한 사진이 눈길을 끈다.

반대 측에서는 의사의 의()자도 모르는 비전문가가 책상머리에 앉아서 궁상을 떨고 있다며 공격하고 있는데 그로서는 의사의 의()자만 아는 전문가가 세상 물정 모르고 자기들만을 위해서 날뛰고 있다고 반격할지도 모르겠다.

 

너도 좋다.

너도 나쁘다.

불을 지른 방화자도, 불을 부채질하는 문제아도, 대안도 없이 그러지 말고 신사적으로 해결하자는 해결사도, 하는 꼬락서니들이 한심하지만 모두 아울러야 하는 관전자도 참 어렵다.

 

그나저나 주일 성당 예물봉헌 하기 전 주말에 잇몸 소파 시술을 받아야 하는데 우리 치과 주치의는 깃발 들고 서울에 안 가셨는지 또, 다음 주에 레지나 자매님의 수술을 집도할 빅 파이브(Big 5)의 하나인 병원 주치의는 수술이 가능하시다는 것인지 우려했던 걱정들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듯하다.

 

에이, 모르겠다.

그런 문제들은 전문가들이 알아서 할 테니 덩달아 부화뇌동할 거 없다.

내 할 일에 충실한 것으로 불안한 맘을 달래야겠다.

그게 공동의 문제를 풀어내는 해결사의 자세다.

 

인터넷이 머저인 노트북을 서둘러 닫는다.

어쩌겠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쓸어담을 순 없지만 흔적을 닦아내긴 해야 한다.

그 쪽도 옳고, 저 쪽도 옳고, 이 쪽도 옳은 세상이라 법없고 돈 없아도 행복하다는 소리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으로 새벽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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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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