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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이제는 인제로

by Aphraates 2024. 3. 20.

일 년이면 한 번 정도 이상은 돌아보던 곳이 있다.

전라도 서해안과 남해안 지역, 경상도 남해안 지역, 강원도 동해안지역과 내륙, 3.8선과 휴전설 일대다.

그중에서 전라도와 경상도는 좀 질리다 싶을 정도로 많아 다녔다.

삼천포에서 근무했고, 남원에서 근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느지막이 현장 일을 하는 것이 어렵고 부담스러운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돈도 벌고 여행도 하면서 즐겁게 일하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이냐며 부러움을 사는 것만큼이나 만족스러워하면서 복을 받았다는 생각에 늘 감사를 드리고 있다.

 

남원 일이 한 여름 전에는 끝날 것 같다.

그다음 거취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일을 좀 더 해야 한다면 대전에서 가까운 충청도나 경기도 남쪽 지역에서 하고 싶은데 상황 전개조차도 알 수 없으므로 어디까지나 희망 사항이다.

강원도나 제주도에서도 한 번 일해봤으면 하지만 갈 수 있는 자리가 한정돼 있어 그도 알 수 없다.

일과는 별개로 올해는 휴일 일정을 잡아 강원도를 한번 돌아야겠다.

 

강원도인지 충청도인지 경상도인지 아사 무사한 제천과 단양은 4월 중에 문화동 부부 모임에서 가기로 하였으니 제쳐 놓는다.

드라이브 여행 코스는 대전-충주-영월-평창-정선-태백-동해-강릉-속초-설악산-인제-화천-철원-연천-태풍전망대-임진강-적성산-파주-대전의 12일이면 될 것 같다.

펼쳐지는 풍경과 마주치는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지역 별미를 찾아 먹는 재미가 쏠쏠하니 여행 작가로서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하지만 어디서 잠을 자야 할 것인지는 고민이다.

아마도 예전처럼 피곤하면 차에서 눈을 좀 붙이는 것으로 대신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충주의 강() 작가님과 태백 현장의 김() 기술사님을 한번 만나보는 것도 좋을 텐데 여건이 될는지 모르겠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것인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본인 스스로가 떡도 주고 김칫국도 마시는 것이지만 일이 바쁠지라도 복잡한 해외여행이 아니고 단기간의 국내 여행이니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레츠 고.

이제는 인제(麟蹄)로.

전라도와 경상도는 많이 묵었다.

니가 가라 하와이가 아니라 내간 간다 강원도이다.

이심전심인지 아전인수인지 모르겠으나 어제저녁 EBS에서는 인제 출신으로 요절한 박인환 시인 문학관과 함께 인제 일원을 소개하는 프로가 방영되어 반가웠다.

벌써 몇 번은 다녀왔어야 하는 강원도와 휴전선 일대인데 너무 무심했었구나 하는 미안함도 있었다.

 

인제에 가면 가보고 싶은 곳이 또 하나 있다.

가도 가도 끝이 없어 인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 살겠네 하는 군대 말처럼 산에 가려 하늘만 빼꼼 보이던 성남 변전소다.

1991년 전력 연구원으로 발령받아 정 박사 부장님을 모시고 간 두 번째 출장지였던 곳이 상남이었다.

변전소 접지저항 값이 안 나와 기술 자문을 하기 위하여 전문가로서 방문한 것이었는데 참 멀기도 멀었다.

지금이야 고속도로가 사방팔방으로 뚫려 그리 멀지 않은 그곳이지만 그때는 얼마나 먼지 자동차 바퀴에서 연기가 난다는 농담을 할 정도로 까마득하게 멀었다.

당시 광주 출신 변전소장이 생각난다.

늦은 나이에 초급간부가 되어서 북으로 북으로 올라오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면서 부인과 아이들은 광주에서 원주로 이사와 살고 있고, 본인은 토요일 (당시는 반공일)근무를 마치고 원주 집으로 간다면서 광주 갈 생각은 아예 접고 산다고 했다.

원주는 강원도 산악과 해안 동부전선을 관할하는 1군 사령부가 있는 군사 거점지역이었다.

간부가 뭐고, 사는 게 뭐라고 이렇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 어렵다면서 신세타령하던 그 변전소장 이야기는 당시로서는 많은 직장인이 겪어야 하는 애로사항이었다.

구중궁궐에 있는 작은 변전소이기 때문에 지금은 무인 변전소로 운영될 것 같은데 상남 입구 도로변에 있으니 가다가 밖에서 들여다보기라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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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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