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그 얼굴에 그늘이

by Aphraates 2024. 8. 6.

그 얼굴에 햇살이 아니다.

그 얼굴에 그늘이다.

활기찬 월요일, 좋은 하루가 아니다.

코 빠진 월요일, 주눅이 든 하루다.

쭉쭉 뻗어나가는 대한민국만이 아니다.

지구촌 곳곳이 그렇다.

 

미국발로 터진 주가 폭락의 날인 블랙 먼데이(Black Monday, 검은 월요일) 여파 때문이다.

재톄트가 필요하다.

그러나 사업을 할 처지도 아니고, 부동산 투자를 할 형편도 아니다.

그렇다고 여윳돈 조금 있는 것을 몇 프로 안 되는 은행에 맡길 수도 없다.

그래서 고민할 것도 없이 찾은 것이 증권이다.

자본 형성에 기여한다는 긍지도 있다.

머리를 총동원하고, 온갖 정보를 집약하여 이거다 하고 한 방 질러댔다.

그런데 무지개 빛 꿈이 산산 조각나버렸다.

똘똘한 놈이고 덜떨어진 놈이고 죽사발이 나버려 몇 달 치 월급이 날아가 버렸다.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

거기에다가 전망도 불투명하다.

어찌해야 할지 종잡을 수가 없다.

손절매하고 툴툴 털어 조금이라도 손실을 줄여야 할 것인지, 신용이나 차입을 통해 물타기를 해 한 방에 복구를 시도할 것인지 판단이 안 선다.

잘 돌아가던 머리가 딱 멈춰 백지장이 되고 만 격이다.

 

조선(造船) 수주가 역대급이듯이 우리 경제가 활력을 되찾아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지난주의 신문 기사였는데 일요일 날 자고 일어나니 이 지경에 돼 있으니 황당무계하다.

주변이 훈풍(薰風)이 불어야 옆도 따뜻하고 부스러기라도 떨어질텐데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무더위에 삭풍(朔風)이라니 야속하다.

더위에 몸이 축 늘어지는 것이 아니라 추위에 손발이 부들부들 떨린다.

떨어질 때 있으면 오를 때도 있는 것이니 기다려보라는 한가한 소리로 위로하지만 그런 소리가 제대로 들릴 리 없다.

짜증만 난다.

보통 사람 이 사람은 그런 아픔을 뼈저리게 경험하고는 벌써 손을 끊고 다시는 발을 들여놓지 않은 지 오래됐다면서 속 타는 사람을 강 건너 불 보듯이 하는 것이 얄밉기도 하다.

스스로 이겨내야 할 나의 몫이니 내 몫까지 살아 달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웃음밖에 안 나온다.

웃고 있어도 웃는 게 아니다.

쓰나미처럼 몰려왔다가 마른갈이 물 마르듯이 하는 주식시장 폭락사태를 어찌 대처할 것인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는 것들이니 먹어도 먹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어쩌겠는가.

더위가 길면 추위가 길어지고, 추위가 길어지면 더위도 길어진다는 것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자연의 순리다.

추락하는 데는 날개가 없다는 말보다는 추락 뒤에는 비약도 있다는 것을 위안 삼아 슬기롭고 지혜롭게 나아가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나저나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초 사이에 대전(大田)의 고등학생들이라면 맘속으로 짝사랑 한 번 안 해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청춘의 로망이었던 유성 양조장 집 딸 문() 가수는 지금 어드메서 어찌 지내고 계시는지......, 대전 문화동 학교 후배인 미달이 아빠 박영규 탤런트나 필리핀 갔다가 패가망신해서 돌아와 근근하게 지내고 있는 횡기순 개그맨처럼이라도 가끔 얼굴이라도 비춰줬으면 한다.

 

https://youtu.be/bhFg-nPheS4?si=-bOP7XSpMngLgvuS

Sun lights on Your Face (그얼굴에 햇살을) /문정선/1972, 다음

 

 

<http://kimjyyhm.tistory.com> <http://blog.daum.net/kimjyyhm>

<http://www.facebook.com/kimjyyfb> <http://twitter.com/kimjyytwt>

(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이고  (0) 2024.08.10
유종미 씨  (0) 2024.08.09
아직도 그러고 있어  (0) 2024.08.04
웃으면서  (0) 2024.08.03
따따블이다  (0) 2024.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