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시면 안 됩니다.
자세 안 나옵니다.
그러셔도 됩니다.
자세가 안 나오면 어떻습나까.
월담하시고, 침대 잠 주무시고, 라면드시느라고 수고하셨습니다.
그래서 어둠이 가시고 빛이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얼마나 다행입니까.
이제는 용서와 화해와 배려와 나눔과 정성어린 노력의 시간입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일을 성실하게 함으로써 우리는 행복하고 발전할 것입니다.
퇴근하신다구요.
좋으시겠습니다.
집밥 맛이 좋습니다.
어서 가시어 한 술 드시지요.
저는 출근합니다.
집밥 맛만은 못 해도 발전소 구내식당 밥도 훌륭합니다.
빵빵하게 한 그릇 땡기고 책상 앞에 앉아 시푸시푸 하면서 한 이십 분 조는 재미 가히 일품입니다.
탕비실 간이 침대에서 주무시는 불편과 보람도 만만치 않으셨을텐데 그렇게 해서 함께 어우러져 사는 세상이 좋은 세상 아닐까요.
"이제 퇴근합니다" '월담' 후 열흘간 국회 지킨 우원식
'비상근무 기간' 일상 담은 사진도 화제
"개별 정치인 신뢰도 1위"
우원식 국회의장이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후 "긴장했던 하루"였다며 소셜미디어를 통해 퇴근 인사를 남겼다. 그의 퇴근은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직후 담을 뛰어넘어 국회로 들어간 지 약 열흘 만이었다. 우 의장이 이날까지 국회에서 보낸 일상을 담은 사진들은 온라인 공간에서도 이목을 끌었다.
우 의장은 이날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긴장했던 하루, 오늘의 일을 모두 마무리했다. 탄핵소추의결서가 헌법재판소와 대통령실에 전달된 것을 확인하고, 이제 퇴근한다"고 적었다. 그는 3일 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공관으로 퇴근하지 않고 국회 집무실에서 비상대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부터 그는 국회에서 일하는 모습을 틈틈이 페이스북에 올리며 시민과 소통했다. 그가 공유한 사진을 모은 게시물은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후 '우원식의 일주일'이란 제목으로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확산했다.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후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 진입을 위해 담을 뛰어넘는 모습. 우 의장 페이스북 계정 캡처첫 번째 사진에는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된 상황에서 국회로 들어가기 위해 월담하는 우 의장의 모습이 담겼다. 오후 10시 56분쯤 국회에 도착한 우 의장은 국회로 들어가려 했지만 경찰 차벽에 가로막혀 진입이 어려워지자 담벼락을 넘었고 다음 날 오전 1시 본회의장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우원식 국회의장 페이스북 계정 캡처게시물엔 근무 기간 중 국회 주변 산책로를 걷는 사진도 첨부됐다. 우 의장은 지난 11일 이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의장실에서 일을 하다 머리도 아프고 해서 직원들과 국회 주변 한강길 산책에 나섰다"고 남겼다. 그는 이 밖에도 격무 중 짬을 내 먹은 라면과 김밥 사진, 의장실 바닥에 이부자리를 펼쳐 놓은 모습, 개량 한복으로 된 잠옷을 입고 의장실에서 집무를 보는 장면 등도 공유하며 비상 상황에서 일하는 모습을 알렸다.
우원식 국회의장 페이스북 계정 캡처마지막으로 우 의장은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 14일 오후 7시 24분에 서명한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의결서 등본'의 수령증을 찍은 사진을 올리고 "이렇게 해서 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됐다"고 적으며 열흘간 이어진 국회 비상근무의 마침표를 찍었다.
한편 지난 13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 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2 명에게 정부 요직에 있는 정치인에 대한 신뢰도를 물은 결과 우 의장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56%로 1위를 차지했다. 그를 불신한다는 응답은 26%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에 함께 이름을 올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덕수 국무총리,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다르게 신뢰한다는 응답 비중이 불신을 앞선 유일한 정치인이었다.
윤현종 기자 belly@hankookilbo.com
https://youtu.be/I5qr3fIKg5M?si=IkFeIjLxjToEFQ5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