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게 없다.
당하는 형태도 이지가지다.
뭐 찢어지게 가난하다.
안 먹으면 죽는다.
돌덩이라도 먹을 판인데 먹을 것이 없다.
세상살이가 팍팍하다.
하루가 멀다고 오른다.
안 오르는 것이 없다.
입맛이 달라진다.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군말 없이 먹을 처지가 아니다.
고기 한 점을 먹어도 연하고 맛있는 것을, 생선 한 토막을 먹어도 부드럽고 신선한 것을 먹어야 하는 데 내키는 대로 찾을 수가 없다.
값만 비싸지 내용이 없다.
물가의 고공행진은 오늘도 여전하다.
높이 나는 것이 지겨워 저공비행을 함직도 하거늘 막무가내다.
골고루 많이도 올랐다.
한 줄 천 원이던 평범한 김밥은 단무지 몇 점 더 넣고 명품이라며 이삼 천 원 하더니 얼마 안 가 소고기 가루 조금 넣고는 스페셜 별미라며 오천 넘게 받는다.
지금은 그것으로도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며 300~400g 나가던 김밥 한 줄 무게를 200~300g으로 줄이는 곳도 있단다.
더 오르면 사 먹을 사람들이 팍 줄어들기 때문에 값은 그대로 두고 양을 줄여 실질적인 가격상승 효과를 내는 것이다.
장사들도 천정부지로 오르는 재료와 임대료 때문에 내놓은 궁여지책일 테니 얄팍할 상술이자 눈속임이라고 비난할 처지도 못 되는 것 같다.
맛이 전 같지 않고, 흐름도 바뀐다.
많고 많아 넘치고 넘치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하여 먹을 게 없다며 돌아서거나 아예 범접을 안 한다니 서글프고도 서글픈 일이다.
뭐니 뭐니 해도 배곯는 서러움이 가장 크다 했다.
없어서 못 먹는 빈국도 아니거늘 화중지병(畵中之餠)으로 남겨둬야 한다니 답답한 노릇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나이 들어가 먹을 게 없다는 불만의 의미가 결이 다르다는 것이다.
입이 청와대인 경우도 있고, 나이 들수록 좋은 것을 먹어야 한다는 제약조건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열심히 먹어봐야 예전의 1인분도 남겨야 하는 체력적인 한계가 먹을 게 없다는 푸념을 어느 정도는 커버해 주는 것 같다.
생산량은 늘어나고, 인구는 줄어드는데 앞에 금(金) 자가 붙어 통하는 것이 많다.
흙수저-동수저-은수저-금수저 식으로 금이 붙으면 좋으련만 금치, 금귤, 금배 같은 식으로 금가가 소환되는 것은 정중하게 사절하여 노땡큐다.
넓고 넓은 바다가 가난한 인생에 태클은 건다.
금 김에 이어 국민 생선이 금 명태와 금 고등어로 등극하고 있단다.
우리는 뭘 먹고 살라고 그러느냐며 한숨이 더 깊어질 것 같다,
한 돈에 60만 원에 이르렀다는 실제 금(金)이야 견물생심의 우를 범할 것이 없겠으나 아니 먹으면 바로 몸이 이상에 생길 그저 그런 생선이 금어(金魚)라니 뭣으로 그를 대신할 것인지 고민 좀 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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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