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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by Aphraates 2025. 5. 20.

집 나가면 고생이라고 한다.

내 집이 초가삼간 오막살이라도 남의 아흔 아홉 칸 늴리리 기와집보다 낫고, 죽 살아오던 집을 떠나 새로운 곳에 정차하기는 힘들다는 얘기다.

내 고향으로 날 보내주라던가 즐거운 나의 집이라는 노랫말이 말해주듯이 동서고금을 통해 이어오는 인간의 기본이 아닌가 한다.

공무 출장이나 여행을 가봐도 그를 절실히 느낀다.

처음에는 새로운 것이 신기하고, 선진 문물이 편리하지만 그도 잠시다.

짧게는 한 일주일, 길게는 한 달 정도만 지나면 새로운 긍정적인 변화에 익숙해지는 것이 아니라 부정적으로 기피하고 싶어진다.

눕기만 하면 스르르 잠이 오는 럭시한 호텔 침대보다는 누우면 편안해지는 온돌방의 이부자리가 생각난다.

맘껏 한 번 먹어봤으면 좋겠다고 하던 살살 녹는 소고기 스테이크도 몇 번인지 얼마 안 가서 구수한 된장국에 토실토실한 쌀밥 생각이 간절하다.

 

무분별한 외국 문물의 유입은 막아야겠지만 발달하였거나 실사구시의 것이라며 서슴없이 받아들여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게 지정학적으로 불리한 조건에다가 자원 빈국인 우리가 살아갈 방도이고, 그리 해왔기 때문에 오늘날 지구촌 10위권 국가라는 경이로운 위상을 갖게 된 것이다.

하지만 애로사항이 많다.

이론상으로는 그런데 실제로는 잘 안되는 것이다.

 

좋은 집과 좋은 음식이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것은 아니다.

좋은 것을 아무리 좋게 받아들이려고 해도 안 되는 한계가 있다.

우리 것은 좋은 것이라는 말이 그대로 통한다.

 

외국에 나갈 때 필수품처럼 챙기는 게 있다.

소주, 고추장, 김치다.

지구촌 어디에 가든 수출한 그것들을 살 수 있지만 그래도 유비무환이라고 가방 빵빵하게 채워 간다.

외국에 가면 그 나라 음식과 술을 먹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모든 것은 현지에서 해결한다며 자신만만하게 파우치 하나만 들고 나가는 여행가를 벤치마킹한다.

하지만 어설프게 따라 할 것은 아니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O고생하고, 뭘 제대로 먹지 못하여 꼬챙이처럼 말라서 귀국할 수 있다.

처음에는 낯 서른 것에 호기심도 있어 잘 적응한다.

익숙해진 것보다 내용 면에서 나을 수도 있다.

그러나 들기름이 몸에 밴 사람이 올리브유를 대놓고 쓰기는 어렵다.

신토불이하고는 달리 색다른 맛이 있을 수도 있다.

반대로 우리 입맛하고는 너무 동떨어져 무슨 맛인지 모를 수도 있다.

미지 세계 여행의 묘미가 급감한다.

다들 외국에 가면 외국 것을 따라야 한다, 하려고 노력하지만 잘 안된다.

국내에서는 맛보기 힘든 술과 음식이라서 처음에는 배를 두드려가면서 맘껏 먹지만 얼마 안 가서 신토불이를 찾게 되는 것이다.

 

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

요즈음은 그게 가능하다.

그 나라 것을 즐기다가 질리면 한국 것을 찾는데 지구촌 어디를 가도 우리나라 것들이 있어서 얼마든지 함께 할 수가 있다.

한국 음식점이 있고 한국 술이 있다는 것은 우리의 국가 위상과 국력 신장과 해외 무역이 그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외국에 가면 국내에서는 비싸서 못 먹던 양주를 큰돈 안 들이고 마실 수가 있어 스테이크에 양주 한잔합시다라고 접대가 오갈 수 있다.

그러나 삼겹살에 소주 한잔합시다하고 국내에서 하던 식으로 했다가는 바가지 옴팍 쓰게 된다.

삼겹살과 소주가 스테이크에 양주보다 훨씬 비싸기 때문이다.

 

건배, .

사람 사는 맛 나게 하는 브라보다.

그런데 외국에 나가서 소주로 그런 짠을 했다가 실망할 수도 있단다.

현지 짝퉁 K-소주가 있기 때문이란다.

<K-소주인 줄 알고 ''했는데알고보니 '메이드 인 타이'[르포]>란 기사다.

 

에이, 몇십 년 된 비싼 인삼주라면 몰라도 기껏해야 1~2달러인 소주를 짝퉁화한다니 이해하기 어렵다.

거기서는 비싸서 그런 것인데 한국산 소주 한 병이 얼마나 가는지 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다.

 

사람이 곡기를 끊으면 그만이라 듯이 주당 클럽이 을 못하면 살아있는 목숨이라 할 수 없다.

몸에 안 좋은 것을 뭐 그렇게 예찬하느냐며 오만과 방심이 끝이 없다며 그러다가 된통 당한다고 웃는 사람이 있을 테지만 그게 아니다.

그 지경까지 가도록 놔두는 것은 멍청한 짓이다.

적절하게 알아서 하면 된다.

해야 할 것을 못 하면 삶의 윤활유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이니 권장까지는 몰라도 묵인할 정도로 여유를 가져야 한다.

 

짠이 한동안 뜸했다.

껀수는 많지만 이런저런 이유나 사정 때문에 정중하게 사양한 것이었다.

그렇다고 기가 죽을 정도는 아니었고, 언제든지 출격해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의 상태는 유지되고 있었다.

이번 주에는 아무래도 몇 건 해야 할 것 같다.

밀린 것은 또 미뤄도 되지만 그렇게는 안 되고 당장 반가워해야 할 이 기다리고 있고, 굳이 그를 마다할 명분도 없다.

그저 즐기면 되는 타임이 온 것이다.

 

반가워요, !

 

https://youtu.be/K0ULpuDi2JQ?si=UKCR8WdGv_4EdUIK

나훈아❤건배♡♩♪♬♭ 1989년,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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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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