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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호황 好況

by Aphraates 2026. 4. 5.

1990년대 대전 문지동 시절이다.

미당 선생이 불 공장에 소속된 이후로 가장 바쁘게 살던 때다.

주 임무 중의 하나가 765kVM.Tr(주변압기)GIS(가스차단기) 등 전력 기기 개발에 선도, 지원, 참여를 했다.

당시에 어려움이 많았다.

변압기, 차단기, 기타 기기, 철탑과 전선 등 전력 기자재 산업의 중전기기(重電器機) 분야는 전망이 어두웠다.

사양산업으로 분류됐다.

날개 돋친 듯이 비약하던 S/W 산업과는 달리 기술 진보가 한계에 부닥쳤다.

더 발전할 것이 없어 현상 유지만 해도 다행인 3D의 굴뚝 산업으로 돼 가는 H/W 산업이었다.

관련 산업 조건과 환경과 시장이 열악했다.

한 번 생산하면 보통 20년 이상 사용하는 사용 연한이 말해주듯이 국내는 물론이고 국외로도 수요가 제한적이었다.

양대 산맥을 이루던 대기업 효성과 현대, 그리고 중견기업이라 할 수 있는 이천전기, 일진, LG 등등이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은 없어서 못 파는 중전기가 됐다.

특히 해외로부터다.

몇 년 후에 인계인수할 물량까지 주문하는데 웃돈을 얹어주면서까지 우리 것부터 만들어 달라고 아우성이다.

골골하던 중전기 제작사들은 우리도 사람이니 휴식할 시간을 달라며 되치기를 하면서 생산설비 신증설(新增設) 투자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고양이 손도 빌빌 정도라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상전벽해 천지개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국도 좁아 선진국을 깃발 휘날리면 다리던 미당 선생도 그 당시라면 좋은 조건으로 스카우트 당했을 텐데 지금은 화중지병(畵中之餠)이다.

그래도 우연히 덕을 톡톡히 본다.

불황을 견디어 내고 호황인 중전기 메이커들이 있다면 그 호황의 대상인 분야에서 OB로서 YB 못지않은 처지와 자세로 종사하고 있다.

이삭줍기나 떨어진 부스러기 줍는 것 이상으로 혜택이 찝찔하다.

무위도식하는 것이 아니라 그만한 활동을 해서 잘 얻어먹고 있는 선택받은 신분으로 늘 웃어가면서 즐겁게 일하고 있다.

예전 같지 않아 많은 것이 진보하고 변하여 그를 따라가자니 심신이 고단한 것은 사실이나 밥값, 이릅값, 얼굴값 해야 한다는 명제아래 말없이 꿋꿋하게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나름대로 갈 길을 가고 있는 것 같아 모든 게 고마울 따름이다.

 

수난과 고통을 이겨내고 부활의 영광인 주님 부활대축일(復活大祝日)이다.

어젯밤 성야 미사에 이어 오늘 대축일 미사에 참례한다.

흐린 날씨이지만 오늘을 기도하고 묵상하는 게 참 편안하다.

성당에서 부활 축하 오찬을 함께 하고 다시 짐을 꾸려 보령으로 가면 뜻깊은 오늘이 더 익어갈 것이다.

꼴찌가 일등 되고, 버려진 모퉁이 돌이 주춧돌이 됐다는 당신 말씀을 증가하는 언론 기사가 너도 그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하시는 것 같아 마음을 푸근하게 만든다.

그리고 세상을 아름다운 눈으로 보게 되는 은혜도 주시는 것 같아 좋다.

 

주님 따라 우리 모두 부활한다.

덩달아 모든 게 부활한다.

아직 부활하려고 예열하는 사람과 곳도 있지만 큰 흐름에 따라 조만간에 부활할 것이다.

부활을 잘 맞이하기 위하여 어찌해야 하는지는 각자의 몫이다.

잘할 것이라 믿고, 그리 이루어주시라고 청한다.

 

<“낡은 전력망 교체에 8700조원K전력기기 호황 길어진다>란 기사에 박수를 보내며 오늘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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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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