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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대통령은 참 어려우시겠다

by Aphraates 2009. 4. 30.

산 정상은 늘 춥고, 외롭고, 어렵다고 하는데 사람들의 정상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대통령은 참 어려우시겠다는 생각이 든다.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피와 땀과 눈물을 흐리며 역동적으로 활동하시던 역대  대통령들의 모습을 보면서 느꼈던 그런 생각이 요즈음 들어 부쩍 더 든다.


왜 그런 생각이 들까?

가면 갈수록 갈등은 심화되고, 혼자가 아닌 혼자이면서 외로움은 더 깊어지는 것이 대통령 자리라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알기 때문이다.

지금 같은 세상에 “누이 좋고 매부 좋고”와 “일거양득”을 만들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여당은 찬성하고, 야당은 반대한다.

체제옹호 진영은 환호하고, 반체제 진영은 규탄한다.

장년은 적극적이고, 청년은 소극적이다.

보수논객은 용비어천가를 부르고, 진보논객은 홍길동전을 노래한다.

생산자는 흉년이라 울상이고, 소비자는 물가폭등이라 울상이다.

질병 관리당국은 돼지를 나무라고, 양돈농가는 돼지를 쓰다듬는다.


이래도 문제 저래도 문제다.

손자 재롱에 웃는 사진이 게재되면 지금이 웃을 때냐며 뭐라 하고, 장애인들의 아픈 사연에 눈물 흘리는 화면이 나오면 감성적이라며 뭐라 한다.

밤새 일을 하면 너무 혹사시킨다고 비난하고, 잠시 휴식을 취하면  태평하다고 비난한다.

현장에 안 나가면 나가서 세상을 돌아보라 하고, 나가면 다른 사람들이 불편하다며 얼른 돌아가라고 한다.

농자천하지대본을 내 세우면 상공인들이 소외감을 갖고, 상공업을 통한 부국강병을 주창하면 농어민들이 서운해 한다.

교육 평준화를 지지하면 영재 교육을 환영하고, 영재 교육을 역설하면 사교육비 문제로 반기를 든다.

등록금을 인상해 주면 학생들이 머리를 삭발하고, 등록금을 동결하면 재단이 단식을 한다.

훈구파를 중용하면 세상을 거꾸로 돌린다 비난하고, 개혁파를 등용시키면 나라를 망친다고 반발한다.

내 사람을 쓰면 낙하산이라 반발하고, 생소한 사람을 쓰면 검증도 안 된 무리수라고 반발한다.


대통령의 것은 나의 것이고, 나의 것이 대통령의 것이니 나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대통령의 웃음을 되찾아 드렸으면 좋겠다.

대통령이 춥고, 외롭고, 어렵다는 것을 그냥 지나치지 말고 그런 것 좀 이해하고 도움이 돼 줄 수 없을까?

건전하고 생산적인 비판과 제언은 몰라도 불건전하고 비생산적인 비난은 피하면서 소신 있이 일 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면 안 될까?

시쳇말로 대통령을 한 번 봐주면 안 될까?

대통령이 국민을 봐 줘야지 국민이 대통령을 봐 주다니 그 무슨 방정맞은 소리인가?

그게 아니다.

대통령이나 국민이나 나라가 잘 되기를 바라면서 그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다 마찬가지이고 다르다면 그림이 크고 작다는 것이니 큰 그림을 그리시는 대통령이 잘 그리실 수 있도록 도움이 되어야 한다.

그 것은 크고 복잡하게 생각할 것이 없다.

작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자기 그림 그리는 것에 정성을 다 하는 것으로서 큰 그림을 그리시는 대통령 일에 일조하면 되는 것이다.

국가에서의 대통령과 정부와 정당은 가톨릭에서 말하는 삼위일체(성부, 성자, 성령)에 비유될 수도 있고, 국가에서의 국민은 가톨릭에서의 하느님 자식에 비유될 수도 있다.

가톨릭에서 하느님은 자식들을 무한히 사랑하시고 자식들은 하느님을 믿고 따르듯이 국가에서도 그대로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은 백 번 말하는 것보다 한 번 실천하는 것이 좋다는 말씀에 대하여 묵상해봤다.

그리고 정부가 나에게 무엇을 해 줄 것인가를 생각하기 전에 내가 정부를 위해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하라는 전 미국 대통령 존 에프 케네디의 말도 되새겨봤다.

개인주의에 시대 흐름에 썩 맞는 말은 아닌 거 같아도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간직하고 지켜야 할 말이 있다는 것을 가정의 달을 맞이하면서 생각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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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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