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심사철이라서 전혀 모르는 간부들로부터 자기를 알리는 메시지가 자주 들어온다.
전국구로 심사를 하고 누가 심사위원으로 들어갈지 모르니까 심사위원 자격이 되는 사람한테 보내는 것인데 그 애타는 마음을 이해한다.
승진심사와 관련하여 이메일과 메시지의 폐해가 크다는 지적과 함께 그렇게 해봐야 아무런 도움이 안 되니 하지 말라고 하지만 당사자 입장에서는 안 그렇기 때문에 비공식적이고 사적으로 보내는 것이다.
“미당 지점의 영업담당 홍길동 차장입니다. 비호대상을 수상한 바 있고, 앞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장마철에 건강 주의하시고 좋은 날 되십시오” 하는 식의 메시지가 대부분이다.
하도 여러 사람으로부터 메시지가 많이 오니까 받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귀찮아 하지만 나는 그 관문을 통과하려는 애타는 마음을 이해한다.
그리고 하지 말라고 하였지만 그런 식으로 자기를 알리는 것은 부담도 없고 안 알리는 것 보다는 낫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메시지를 심도 있게 보는 것은 아니나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다들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원한다.
오늘 출근하면서 틀은 라디오 프로그램의 주제는 탈모(脫毛)였다.
노련한 L씨가 재미있고 재치 있게 진행하고 있었다.
청취자들이 보낸 탈모 원인과 방지에 대한 메시지를 읽어주는데 별의별 것들이 다 있어서 우스웠다.
머리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그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나 같은 경우야 조상님들께 보우하사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탈모, 대머리, 흰머리는 신경 안 싸도 되게 낳아주셔서 그런 문제에 대해서 전혀 관심을 안 둬도 된다.
하지만 많은 관심을 둬도 자꾸 악화되어 머리가 더 빠지거나, 머리가 더 벗겨지거나, 흰머리가 늘어나는 사람 입장에서는 여간 신경 쓰이고 성가시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어서 그들이 노력한 만큼의 성과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출근하고 나서는 커피 타임 시간에 방학을 맞이하여 성형수술을 한 딸아이를 보러 서울 압구정동의 성형외과에 다녀왔다는 동료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 얘기를 들으면서도 성형수술을 하려는 아이의 애타는 마음과 미루고 미루다가 그를 하도록 해주고 수술이 끝나기를 기다린 아버지의 애타는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은 타고난 대로 사는 것이 좋은데 왜 돈을 들여가면서 까지 멀쩡한 신체를 고치느냐고 가볍게 이야기하지만 신체의 핸디캡을 남모르게 고쳐 예뻐지고 싶은 사람의 애타는 마음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간단하게 말할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성형수술 열풍이 대단하단다.
그 분야의 노하우도 세계적이어서 일본을 비롯한 외국 여성들이 계를 들어가면서 까지 성형수술 원정을 올 정도로 인정을 받는다고 한다.
헌데 서양의 기준은 좀 다른가 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쌍까풀 수술을 하고, 점을 빼고, 가슴을 키우고, 얼굴을 뜯어 고치는데 서양 사람들은 쌍까풀이 없는 눈을 더 매력적이라 하고, 없는 점을 만들고, 가슴과 엉덩이와 허벅지를 줄인다고 한다.
그 동료 이야기로는 성형외과가 문전성시를 이루고, 여자들뿐만이 아니라 꽃미남이 되고자 하는 남자 아이들도 상당히 많더라는 것이었다.
나하고는 직접적으로 연관이 안 되는 승진심사, 탈모, 성형수술이어서 관심이 적고 느긋하지만 세상과 사람 일이야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 그들로부터 완전히 자유롭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런 우려 때문이 아니라 그 것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애로사항과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애타는 마음을 인간적으로 이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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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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