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에 사신다는 어느 분이 전화를 하셨다.
자기는 고등학교 수학 교사라고 소개하고는 내 홈페이지의 글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공감한다고 하셨다.
그리고 공학도이면서도 그런 혜안과 감정을 가진 것이 부럽고, 사는 모습이 멋지다고 하셨다.
그런 인사를 받으니 고마우면서도 좀 쑥스러웠다.
뭐라고 하기는 해야 했다.
호감가게 말을 잘 하면 좋을 텐데 말 주변 없는 것이 아쉬웠다.
생각나는 대로 “그렇게 봐 주시니 기분이 좋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도 못 합니다. 수필이나 칼럼 쓰는 것에 대해서 전문지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일상적으로 쓰는 한정된 카테고리에서의 신변잡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재미있게 합니다.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솔직담백하게 쓰려고 관심은 기울이고 있습니다만 만족스럽지는 못 합니다” 라고 하였더니 무슨 말씀이냐면서 종종 들려보겠다고 하시고는 전화를 끊으셨다.
그런 연락을 가끔 받는다.
그럴 때는 한 것 없이 기분이 좋다.
본인은 그런 생각을 하지 못 하는데 좋다면서 칭찬해 주는데 싫어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 소리를 들으면 글 쓰는 것에 대한 즐거움이 크다.
좀 더 잘 써 봐야겠다는 생각도 한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잠시뿐이고 이내 내 방식대로 된다.
어떤 전문가들께서는 뛰어난 소질을 갖고 있으니 문학의 전문성을 높이도록 해보고, 글을 보면 어렵고 난해한 부분이 좀 있는데 좀 부드럽게 쓰면 좋겠다고 조언을 해 주시기도 한다.
그럴 때는 감사를 표하며 노력해 보겠다고 하지만 그 역시 슬며시 잊어버리고 내 스타일 그대로 된다.
내가 만족하면 그만이라는 생각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조심할 때도 있다.
그럴 때는 글을 쓰기는 쓰되 서재에만 보관한다.
특정인이나 특정 사안에 관계된 것 특히, 비관적이고 부정적인 것일 때는 나 혼자만 알고 쓰는 것으로 끝내려고 노력한다.
물론 좋은 것에 대해서는 실명도 밝히고 우습게도 표현하여 신명나는 항의를 받기도 한다.
그렇게 조심해서 그런지 글 때문에 항의나 야유 같은 불미스러운 일은 별로 없었다.
인터넷 문단활동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관심 있는 사람들과 온라인으로 논쟁을 벌이기도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사람들도 거의 없고, 그런다 하여도 내가 대응을 안 하기 때문에 그럴 일은 없다.
다만 내 글로 인하여 무슨 문제가 생긴다면 신속하게 조치한 후에 이야기를 한다는 생각은 늘 갖고 있다.
좋은 전화처럼 가끔 원고 청탁도 들어왔었으나 요즈음은 뜸해졌다.
그런 방면에 신경을 안 쓰기는 지금이나 그 때나 마찬가지인데 왜 그렇게 시들해졌는지 모르겠다.
내 글이 게재된 서책을 받아 보고, 세금을 공제하고 난 나머지 몇 백 원까지 넣어주는 것을 확인하는 즐거움도 컸었다.
순간의 선택이 십년을 좌우한다고 하더니 낯서른 전화 한 통화에 이렇게 기분 좋아하다니 저변에 까려있는 속물근성은 어쩔 수 없나보다.
그리고 “아주 대단하십니다” 라고 하는 말에 “그렇지도 못 합니다” 라고 겸손하게 말은 하지만 역시 사람은 누구나 자기를 알아주고 칭찬하는데 는 약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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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