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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저력을 발휘할 때가

by Aphraates 2012. 7. 14.

 

모든 것을 일거에 집어삼키고 황폐화시킬 듯한 거대한 폭풍우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사정없이 무지막지하게 밀려오는가 보다.

 

국제적으로 그에 대한 말이 무성했다.

그래도 우리들은 내공을 쌓고 있어서 그를 실감치 못 하고 남의 나라 일이려니 하고 무심코 지내왔다.

우리들이 무심했던 것과는 달리 친해지자고 하면서 자꾸 밀접해온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열대성 저기압이 몇 번인가 용트림을 하는가 싶더니 거대한 태풍으로 되어 어마어마한 후폭풍을 동반하고 서서히 우리한테로 다가오고 있다.

 

오는 네들이 반갑다며 쌍수를 들어 환영하며 웃고 즐길 일이 아니다.

오는 네들이 보기 싫다며 쥐구멍을 찾아 피하고 공포에 젖어 울고불고할 일도 아니다.

과소평가하다가 뒤통수 얻어맞을 것도 아니다.

과대평가하다가 주눅 들 것도 아니다.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 시의 적절하게 맞서야 할 것이다.

우리가 비록 하체가 부실하고 상체도 틈실하지 못 하지만 내력이 있다.

십 년 주기로 밀어닥친 IMF 경제 환란과 리먼 브라더스 국제금융 사태 같은 것을 한두 번 겪어 본 것도 아니니 은근과 끈기로 다져진 불굴의 의지로 온갖 고초를 견디어 낸 잡초(雜草)의 저력을 발휘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또한 수많은 역경과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오늘의 반석(盤石)에 오른 개(Gag)판의 용감한 녀석들처럼 담담한 심정과 긍정적인 자세로 정면 승부에 버금가는 과감한 대응을 해야 할 것 같다.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뭐가 잦으면 뭐 낀다고 하더니 안개에 싸인 채 요란한 소리만 내던 것이 서서히 전모를 드러내며 우리들 코앞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싫다는 데 왜 그러는 것인지 누가 예쁘다고 하나 그렇게 못 와서 안달을 하더니 드디어 그 정체를 드러내는가 보다.

 

세계 경제가 악화일로란다.

피할 길이 없으면 즐기라고 하였으니 솔직히 즐길만한 사안은 아니고 대신에 허리띠와 신발 끈을 바짝 졸라매고 한 판 진검승부(真剣勝負)를 벌여야 할 것 같다.

 

또 네들이냐?

쪼깨 성가신 존재들이구나.

반기지 않으면 다시 안 찾아오는 예의는 있어야지 그게 뭐냐?

아주 무례하구나.

어쨌든 간에 불청객으로 네들이 굳이 온다면 막지는 않겠다만 서도 네들도 익히 경험한 바이지만 우리들한테 와서 별 환영을 받지 못할 것이 뻔한데 그래도 그냥 지나치는 길에 들리겠다면 오는 손님 극진히 대접하는 동방예의지국에서 황영을 해야지 어쩌겠느냐?

그러나 다시 한 번 충고하느니 우리들은 저력을 발휘할 때가 다가온다면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으니 무리했다가는 뭐 부러진다는 것을 잊지 말고 절대로 무리는 하지 말그라.

온 천하를 죽 훑어가는데 우리구역만 피해가면 남들의 이목도 있고 하니 지나는 길에 간단하게 인사치레나 하고 저 태평양 깊은 바닷속으로 들어가 푹 쉬면서 거기에 터전을 잡그라.

그게 적대적 관계인 네들과 우리들의 상생전략이다.

 

우리 엄니께서 늘 말씀하시기를 좋게 좋게 하라고 하셨는데 벌써 그를 잊어버리고 그렇게 막무가내로 나오면 곤란하지.

좋게 말할 때 듣그라.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으라고 했듯이 갈 곳에 가야지 망나니 물귀신 작전 펼치듯이 그러지 말고 반성하고 자중해야 네들도 살고 우리들도 한시름 놓는 것이니 알아서들 해라.

 

아그들아, 무슨 말인지 알아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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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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