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茂朱) 장날(6, 11일)에 즉석 만남을 했다.
별도 계획이 없이 갑자기 생각나서 우리가 제안하고 이루어진 만남이다.
무주와 연관이 있으신 선배님과 동행해도 좋을 후배님한테 전화를 해 “오늘 무주 장이라는데 가서 장 구경도 하고, 국밥도 한 그릇 먹고 올까 싶은데 어떠세요?” 라고 제안하였더니 흔쾌히 응하시어 이루어진 번개 팅이었다.
하던 짓도 멍석을 깔아 놓으면 안 하고, 정성스럽게 준비된 술자리보다는 얼렁뚱땅 성사된 술자리가 더 맛깔스럽고 술맛이 좋듯이 아침 식사 전에 급하게 성사된 즉석만남이어서 감칠맛이 있었다.
비 온 뒤의 덕유산 자락과 달리는 고속도로가 마냥 싱그러웠다.
적상산 아래에 있는 윤(尹) 선배님의 전원주택지에 먼저 갔다.
지난 6월에 심어놓은 고추와 상추와 호박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것이라며 그를 확인하자는 차원에서 들린 것인데 그런 생각을 한 것이 죄스러웠다.
심어 놓고 한두 번 정도 밖에 가보질 못 했다는데 농부들이 키운 것만큼은 아니어도 완전 무공해 유기농으로 제법 됐다.
고추나무는 자라서 고추도 따니 작은 바가지로 한 바가지 정도는 열리고, 상추는 작지만 먹음직스럽게 올라와 있고, 호박은 보이지 않았지만 줄기가 푸르게 자라고 이제 열리려는지 꽃도 피웠다.
서투른 주인이 관리를 못 해 줬어도 제들끼리 생명을 지키고 자란 것이어서 더욱더 귀하게 여겨졌고, 사람들도 본받을 것이 많다는 생각이었다.
터를 한번 둘러보고 장터로 향했다.
꼬불꼬불하던 싸릿재 길은 4차선으로 시원하게 나 잠깐이었다.
무주 중심가 천변에 위치한 반딧불 장터는 제법 컸다.1
현대화 시설로 되어 시골 본래의 재래시장 기분은 덜 하였지만 그런대로 장날 분위기가 났다.
도시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는 공산품 가게와과 수산물 판매장, 어느 장을 가서 찾아봐도 벌건 정통 장터 국밥은 없고 그저 그런 메뉴로 가득한 음식점은 우리 취향이 아니어서 그냥 지나쳤다.
주로 농산물 가게를 눈여겨보고 조금씩 샀다.
청정지역에 나왔다는 최근에 명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옥수수, 수확이 적어 농민들은 아쉬워도 손님들한테는 인기 좋다는 감자, 바구니에 소복히 담아 파는 복숭아와 자두를 비롯한 현지에서 생산된 과일 등등이었다.
대장간에서 만든 복어처럼 볼록하고 육중한 칼을 하나 사고 싶었는데 데보라가 별 필요도 없고 쌍둥이 칼이 많은데 뭣 하려고 그걸 사려고 그러느냐며 자꾸 옷을 잡아당겨 사지 못 했지만 다음에 가면 몰래 하나 사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은 시장에서 좀 떨어진 구도로 변에서 골목길 깊숙이 숨어있는 송가네 식당에서 하였다.
방이 다 차서 없을 정도로 손님들이 많아 마당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시장에 내가 원하는 장터 국밥이 없어서 조금 서운했었지만 주문을 받고 서빙을 하는 식당 주인 바깥양반과 종업원들이 정겨운 것이 왠지 음식이 좋을 것 같은 예감이었다.
서비스로 소맥 폭탄 안주를 내 오고, 밑반찬과 본 메뉴 음식이 나오는데 맘에 꼭 들 정도로 신선하고 맛깔스러웠다.
데보라는 다음에 또 오자고 하였다.
대개의 음식이 두 번 째 가면 별 거 아니지만 그 집은 다시 간다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아 다음에 올 때는 본 메뉴를 바꿔보자며 고개를 끄떡였다.
빵빵하게 한 상 때려 먹고 무주를 출발했다.
운전은 술을 마시지 않는 최(崔) 후배님이 대리로 했다.
갈 때도 그랬지만 올 때도 휴게소에 들려 잠시 쉬기도 하고, 차안에서는 이야기꽃이 질 줄을 몰랐다.
아주 유익하고 즐거운 즉석만남이었다.
다음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수시로 즉석만남을 하자는 의견들이었는데 심심한 측에서 운을 띄우고 상대편에서 그게 받아들여지면 바로 성사가 되는 것이니 전혀 부담이 없고 아주 간단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찌개백반이 될 거라는 예감이었다.
물론 즉석만남이란 키워드를 치니 접근금지 표시2가 떠서 과히 좋은 말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긴 하였지만 그거야 그 사람들 얘기이고 우리는 그게 아니고 마냥 좋기만 하니 줄기차게 해야 할 즉석만남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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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 무주반딧불장터(무주군청홈페이지인용)(반딧불장터 소개)2001년 현대화된 시장으로 대지면적10,781㎡에 건축면적2,194㎡으로 조합원수는 40명이며 기존시장과는 달리 넓은 주차장, 깨끗한 화장실, 녹음이 있는 시장, 전통과 현대가 어울어져 있는 시장, 그리고 공급받던 시장에서 공급하는 시장으로 탈바꿈하였습니다. 무주반딧불장터는 한반도의 배꼽으로 교통의 중심지이며 년 300만 명이 찾는 무주리조트를 보유하고 있어 타 자치단체의 재래시장보다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재래시장입니다.앞으로 조합원 일동은 좋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정신을 갖고 무주반딧불장터를 찾는 관광객 및 고객여러분을 맞이할 것입니다. 테마가 있는 시장으로 정감이 오가고 인정이 넘치는 시장으로 거듭 변모토록 노력하겠습니다.(반딧불장터의 역사)무주반딧불장터는 1890년경 무주부 관아터인 (현)우체국자리에서 태동 하였으며1919년 3.1 만세운동때 무주군민들이 만세를 외쳤던 역사의 현장이 기도 하였으며,6.25동란 한국전쟁 당시 유엔기의 폭격으로 장옥이 불타 없어져 버렸으며 그후 자리를 옮겨 무주교(일명 공굴다리)주변에서 자연발생적으로 구호품으로 흘러나온 군복, 건빵, 그리고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판매하는 오일장으로 이어져 오다가 1953년 휴전과 더불어 하리마을 현위치 무주읍 읍내리 1152번지 일대에서 목조장옥을 거쳐 현대화된 건물로 단장되어 오늘에 이르게 되었음차별화되고 현대화된 무주반딧불장터 는 무주군민 그리고 무주군과 인접해 있는 진안군 동향면, 안천면, 장수군 계북면, 충북영동군 학산면, 충남금산군 부리면, 재원면민들을 아우르는 삶의 애환이 서려있는 재래시장으로써 서민들의 생활정보 제공의 장소, 혼담이오가는 장소, 물물교환의 장소로 역사와 전통이 있는 장터임. [본문으로]
- ' ⑮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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