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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건강 챙기고, 일 조심하고

by Aphraates 2012. 7. 17.

 

지난 3월에 함께 정년퇴임한 박(朴) 형과 임(林) 형이 현업에 복귀한다고 연락이 왔다.

달리 할 말이 없어 건강 챙기고 일 조심하라고 부탁했다.

한 3개월간 훨훨 자유롭게 날아다니다가 다시 일자리를 찾은 것이다.

퇴직 전에 하던 일의 연장선상이나 마찬가지인 전문 전기(電氣) 분야에 스카우트된 것이다.

수십 년 동안 해 온 일이다.

업무수행 자체에는 애로사항이 없을 것이다.

대신에 다른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현직에 있을 때 보다 때 대우가 박할 것이고, 갑과 을의 위치도 달라지고, 팔다리 힘 좋을 때하고는 또 다를 테니 어려움이 없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그들 성격이나 역량을 감안할 때 즐겁게 한다고 할 것 까지는 아니겠으나 잘들 해내리라 생각한다.

 

연령상으로나 사회 분위기상으로나 정년 퇴직자들이 재취업을 한다는 것이 애매모호하다.

당사자들이 볼 때 그렇다.

조직을 떠나오면 마땅히 할 것이 없는 다른 분야 사람들은 그러는 우리들을 보고 배부른 투정이라고 한다.

이 불황기에 일할 자리가 있는 것만도 대단한 것이라며 시켜만 주면 뭐든지 할 것이라고 한다.

같은 분야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들도 생각이 다 다르다.

누구는 일할 수 있을 때 일을 해야 한다며 경험을 최대한 활용하여 지속적으로 일을 해야 한다고 한다.

누구는 노하우를 사장시키는 것이 아깝기는 하지만 다음 세대들이 해도 얼마든지 하는 것이 평생 그 짓을 하다가 가까스로 손을 털었는데 또다시 발을 들여놔야 하느냐고 반문한다.

각자가 사정이 다르고, 일 하는 것이나 안 하는 것에 장단점이 다 있는 것이니 어떻게 해야 한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하자니 그렇고 안하자니 그렇고 하여 이렇게 해도 맘이 편치 않고 저렇게 해도 맘이 편치 않은 것은 사실일 것이다.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재취업과 관련하여 선택의 폭이 비교적 넓고, 원하는 길을 찾아 상당히 자유롭게 지내는 것이 다행스러우면서도 미안했다.

머지않아 그런 여유와 자유도 상당한 제약을 받을 것이 예약되어 있어 조금 부담스런 감이 없지도 않으나 그 정도야 너끈히 해낼 수 있는 체력과 머리와 능력이 있다는 생각이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한테 건강 챙기고 일 조심하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걱정을 끼치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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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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