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匿名)을 사용하는 것도 극과 극인 것 같다.
연예인 박(朴) 양과 송(宋) 양이 그 예다.
익명과 관련하여 <OOO,남편과 축의금 전액 기부한 사연 드러나…“익명으로 하고 싶었는데..> 라는 기사와 <”ooo, 탈세의혹 익명 보도 원칙 타당한가> 라는 정반대의 기사가 실렸다.
마음이 훈훈해지는 아름다운 일을 하고서도 내가 할 일을 할 수 있는 만큼 한 것이므로 이름 오르내리는 것이 부담스럽다며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부탁하는 것은 선(善)이다.
얼굴 들기 부끄러운 일을 하고서 죄는 밉지만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면서 최소한의 인권과 자존심은 지킬 수 있도록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애걸복걸(哀乞伏乞)하는 것은 악(惡)이다.
그렇다면 K모씨나 김 모 씨 하는 식의 이니시얼(initial : 머리글자) 표기도 아니고, 저명인사(著名人士) 호(號)나 자(字)도 아니고, 유명 작가의 필명(筆名)도 아닌 우연히 갖게 된 별명 이를테면 미당(美堂) 선생이라는 표기 같은 것은 어떨까?
자연스럽게 사용되면 될 거 같다.
무슨 범죄 같은 부적절한 것에 연루됐다거나 공명을 떨치려고 허세를 부리는 것도 아니니 되는대로 부르고 불리면 될 것이다.
그렇게 부르는 것이 좋겠다고 찬성할 것도 아니고,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반대할 것도 아니고 상황에 따라 부불리든 안 불리든 개의치 않을 것이다.
좋은 일을 해고서도 익명으로 해달라니까 그런 걸 뭘 실명으로 하느냐면t서 수줍어하는 미담(美談)을 듣는 사람처럼 우리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고, 그렇지 못 한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다자기 사는 방식이겠지만 눈총 받아서 배부른 것은 아주 고약한 것이니 안 그러도록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망의 대상이었던 사람들이 손가락질 받는 처지로 전락하는 사례가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신뢰와 존경이 사라지는 심각한 사회적인 병폐와 무관치 않은 현상이다.
옛날 같으면 그 사람만 나타나면 구십 도로 허리 굽히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며 환호하였건만 어찌어찌하다 보니 천덕꾸러기가 되어 인사는커녕 시중잡배들마저도 고개를 바짝 쳐들고 지나가는 발 앞에 침을 뱉으며 안 와도 되는데 뭐 하러 왔느냐면 야유를 하고, 야유를 받는 서슬 시퍼런 사람도 뭐라고 변명 한마디 못 하고 부글부글 끓는 속을 달래며 얼른 도망가기 바쁜 것이다.
명함이라도 건넬라치면 신장개업한 중국집 명함만도 못 한 거 받아서 뭐 하느냐며 거절하기 일쑤이니 앞으로는 명함도 익명으로 하고 예쁜 아가씨 사진이라도 넣어 박아야 한번 쳐다볼까 그렇지 않으면 곧바로 길바닥에 내팽개쳐지거나 쓰레기통으로 들어갈 것이다.
고자질할 때 내 신분이 밝혀질 것이 두려워 떳떳하지 못 한 익명으로 하는 것처럼 고관대작(高官大爵)이나 세도가(勢道家)이면서 신분 밝히는 것이 두려워 “저는 향촌 고을 사또 최 개똥이입니다” 라고 인사를 해야 하는 처절한 형국이라면 잘못돼도 뭔가 한 참 잘못 된 것이다.
괘씸한 작태에 화가 나서 익명을 비약하다보니 충신(忠臣)과 충신(蟲臣), 신(信)과 불신(不信)의 비교와도 연결되는 것 같은데 각자가 자기 위치에서 그런 익명의 악순환이 더 확산되고 만연되기 전에 잡아나가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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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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