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너무 하는 거 아니오?

by Aphraates 2014. 8. 21.

오늘은 아닐지라도 내일은 나의 일일 수도 있다.

남의 얘기로만 치부할 수도 없다.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의 일부일 수도 있다.

기본적인 인식을 그리 가지려 해도 걸리는 것이 많다.

속도 상한다.

이 어수선한 판국에 어찌하여 그런 불미스런 일들이 일어나 많은 사람들을 허탈하고 서글프게 만드는 것인지 야속하다.

 

두 인사(人士)의 이야기다.

 

일정한 나이가 되면 자유의사에 따라 무슨 짓을 하던 눈감아주는 성문화가 개방내지는 문란한 나라에서처럼 또, 수 십 번의 결혼을 해도 그 거는 개인생활이니 다른 사람이 이래라 저래라 할 것이 아니라고 관대한 나라에서처럼 당당하게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도착사연(倒錯事緣)도 이혼사유(離婚事由)도 당사자나 그를 바라보는 사람이나 고운 시선이 될 수 없다.

그게 우리 동양사회다.

동양에서도 그 분들의 조국인 중국보다도 더 존경받는 것이 공맹(孔孟:공자와 맹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인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더 그렇다.

우리나라에서도 상당히 보수적이면서도 어느 정도 진보적인 성향인 이 김(金) 선생은 도를 넘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무례(無禮)와 그런 정도는 극기하고 감내하며 살아야 하는 것인데 원나잇(One night:하룻밤)처럼 툴툴 털어버리고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새롭게 시작하는 이혼(離婚)에 대해서는 그렇게 나올 만도 하겠다고 수긍은 할지언정 인정은 하지 않는 편이다.

당사자들은 어쩔 수 없이 파경에 이르지만 피차 더 망가지거나 죽을 수는 없기 때문에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는 것이라고 변명하겠지만 그에 수반되는 부작용이나 주변의 아픔을 생각하면 비록 남의 일이지만 너그럽게 쉽게 용인할 수 있는 것들은 아니라는 부정적인 시각이다.

 

앞길이 구만리 같은 촉망받는 현직 정치인이 가정 문제로 행방이 묘연하게 칩거에 들어간 것이나, 무슨 유익한 정보라도 하나 더 얻으려고 졸졸 따라다니던 기자들이 자세가 역전되어 센세이션을 일으킬만한 건이 없는지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자 “이거 너무 하는 거 아니오?” 하고 도망치듯이 허둥지둥 빠져나가는 날카로운 칼로 정평이 나 있던 빠져 나가는 전직 고위 사정 당국자를 생각하면 맘이 아프다.

처음에는 뭐 저런 경우가 다 있나 하는 실망스러워움에 얘기할 가치조차도 없는 황당무계(荒唐無稽)라고 비난하였지만 하나 둘 진실이 드러나면서 아픈 도착 사연도 이혼 사유도 있었구나 하는 측은한 생각과 함께 그렇다면 진작 슬기롭게 대처할 것이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내놔라 하는 엘리트들이 왜 그 지경에 이르러 영양가 없는 연예가 가십거리 다루어지듯이 무심코 있었는지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기도 하다.

 

합리적이기보다는 인간적인 비애가 앞선다.

불행했던 일들은 이쯤에서 우리들의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남겨 놓고 더 이상의 깊은 관심은 안 가졌으면 하는 생각이다.

그를 바라보는 시각도 다양할 것이고, 도덕적이든 법적이든 평가와 처리도 적절하게 이루어질 것이니 아픈 곳을 찌르는 일은 자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천하를 호령하던 사람도 하나의 인간인지라 감당할 수 없는 실수를 해 놓고는 초췌한 모습으로 자리를 피하면서 “이 거 너무 하는 거 아니오?” 하고 말하던 모습이 자꾸만 떠오른다.

그리고 내 안에서 일벌백계(一罰百戒)와 무한용서(無限容恕)가 자리다툼을 하고 있지만 크게 한 번 소리 지르는 것으로 응징(膺懲)은 하되 포용(包容)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http://blog.daum.net/kimjyyhm

http://www.facebook.com/kimjyyfb

http://twitter.com/kimjyytw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원생  (0) 2014.08.23
라이방  (0) 2014.08.21
익명  (0) 2014.08.20
맹지  (0) 2014.08.20
원서(原書)와 토종(土種)  (0) 2014.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