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배를 타?
그럼 이 좋은 날에 바닷가에 와서 배를 안 타?
겉은 멀쩡하게 잘 떠다니는지 모르지만 일본에서 들여온 선령(船齡) 20년도 넘은 고물짜들이 태반이라는데 괜찮겠어?
일본 애들 기준으로 노후화됐다는 것이지 우리 수준에서 보면 아직 쌩쌩하고 쓸 만하니 걱정일랑 붙들어 매고 타!
아무래도 찜찜하니 이번은 그냥 넘어가는 게 어때?
괜찮다니까 별 걱정을 다 하고 그러네 짜증나게!
실익과 안전을 생각해봐야 하는 거 아냐?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해야 하니 용기와 사기 백배인 국군의 날에 그런 비협조적인 얘기는 하지 말고 내가 책임질 테니 무조건 배 타!
여차하면 다 끝나는 판인데 쥐뿔도 없는 사람이 뭘 책임진다는 거야?
나잇살이나 먹어 갖고 쓰잘디 없는 소리로 사람들 불안하게 만들지 말고 내 말 한 번 믿어 봐!
경천동지할 일도 6개월만 지나면 잊어가는 것이 사람이라는데 그 참사 이후 대폭 강화된 안전조치를 믿어도 된다기보다는 그저 그럴 거 같잖아?
그거야 세심하게 안 살펴봤지만 잘 하고 있을 테니 너무 걱정 하지 마!
“문화동 사람들”의 서해안(西海岸) 나들이에 들어있는 여객선내지는 유람선 승선에 대한 요즈음 잘 나가고 있는 보험회사 광고 카피를 모방한 자문자답(自問自答)이다.
결론이야 어찌 나던 솔직하고 현실적인 대화인 것은 맞다.
그거 참 난감지세다.
결론 못 낼 것도 없지만 단번에 결론내기도 그렇다.
뭔가는 찜찜하다.
선뜻 맘에 안 내키면 안 하는 것이 상책인데 모르겠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고 하듯이 진도 앞바다 건에 이오 홍도 앞바다 건이 가슴을 철렁하게 만드는 시점에 배 타는 문제를 두고 그런 논란이 없다면 오히려 그게 이상할 것이다.
뭐 무서워서 장 못 담구냐는 식으로 태평하게 말할 것이 아니다.
완벽한 안전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지만 사고가 날 확률은 로또 당첨되기보다도 더 희박하다고 하지만 당첨되는 사람이 있듯이 그 재수 없는 확률이 나한테 떨어지면 100%인 것이다.
그러고 보면 하늘이 무너질까 봐, 땅이 꺼질까 봐 어떻게 걸어다니냐는 쓸데없는 걱정의 기우가 아니다.
돌아가는 판국이 그런데 일부러 위험에 노출시키는 것은 무모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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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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