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가 실시되던 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직도 숙성이 미흡하지만 초창기에는 웃음이 나올 정도로 어수룩했다.
지금은 지방자치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여 지방자치가 뿌리째 흔들리는 양상이지만 초창기에는 좋아질 거라는 기대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우리 지역 지방의원이 누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판인지라 실정과 수준이 어떤지 모르지만 그 당시에는 지방 의원 출마자와 당선자의 전력(前歷)과 자질(資質)을 우려하는 소리가 많았었다.
그만큼 함량미달의 말썽꾼들도 적지 않았다.
너무 비상식적인 모 지방 의원을 두고 모 일간지의 사설에서는 “그 것도 벼슬이라고 행세를 하려고 든다” 라고 폄하하는 내용도 실었었다.
지방자치에 대한 이런저런 걱정은 아직도 유효하다.
지방자치 경험이 많지 않으니 우리는 좀 더 많은 연습을 하고 시행착오를 겪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방자치 옹호론자다.
학문적으로나 실질적으로나 지방자치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주민들이 참여하여 지역 실정에 맞게 살림을 꾸려가는 지방자치는 특색을 제대로 감안하지 못 하고 획일적으로 시행하는 중앙집권제의 단점을 많이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제는 우리의 지방자치도 업그레이드 돼야 한다.
지방 의원들의 자질과 능력도 향상시키고, 지방 자치의 실질적인 시행으로 하나하나 소규의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
아쉬움이 남아있긴 하다.
이편에서는 저 편을 무사 안일한 보신주의자들이라고 은근히 꼬집듯이 저 편에서는 이편을 무지몽매한 조폭집단이라고 은근히 깔보는 경향이 있는데 집행자와 감시자의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둘 관계에 불편한 관계는 지방자치 발전을 저해하는 심각한 문제다.
집행자와 감시자 지위를 확고히 하되 적절한 균형과 견제가 수반돼야 상생 발전을 이룰 수 있고, 그게 바로 입버릇처럼 얘기하는 위민(爲民) 정치이자 행정인 것이다.
“‘막돼먹은 구의원’ 14살 많은 공무원 정강이 걷어차” 라는 기사 타이틀이 흥미로워 기사를 자세히 읽어봤다.
공무원은 무조건 조져야지 점잖게 말해서는 안 되다며 의기양양하던 고향 후배이자 모 기초단체 의원이 말했듯이 지방의원이 공무원을 을(乙)로 여기는 것은 새삼스런 것은 아니고 보통 있는 일 같은데 참으로 못된 처사로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다.
그 것도 벼슬이라고 갑질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오월동주(吳越同舟) 식일지라도 스스로 예의와 품위를 지키는 갑을관계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나저나 다들 어데로 가셨는가?
형님이 현직에서 정년퇴임하면 구(區) 의원으로 만들어준다고 굳게 약속했던 아우님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뵈질 않는다.
내가 처한 상황과 여건이 여의치 않아 포기한 상태이니 자수하여 광명을 찾아도 무방하다.
지방의원은 대외 명목상으로는 동네를 위한 봉사이지만 대내 실질적으로는 직장인으로서의 재미가 짭짤한 자리라고 하는데 청춘들은 취직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한 번 들이대볼 만하기도 할 것 같지만 그 누구보다도 잘 해 낼 자신은 있지만 이 노구(老軀)를 이끌고 가기에는 좀 거시기하다.
치사한 소리를 안 들으려면 당사자들이 잘 해야 한다.
천하를 호령하는 초대형 급의 국회의원이나 소통령 급이라는 시장도 이해당사자로부터 계란 세례를 받고도 허탈하게 웃으면서 제발 그러지 말라고 사정하는 판에 새끼 지방의원들 정도로는 아무리 자화자찬(自畵自讚)을 해도 명함을 내밀기가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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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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