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들은 깨끗한 구내식당에서 느긋하게 삼겹살 먹는데 파견 근로자들은 창고 처마 밑에서 번갯불에 콩 튀기듯이 짬밥 먹는다는 이야기처럼 먹는 거 갖고 차별하고 인색하게 굴면 치사 빤스다.
인간의 도리가 아닌 것은 물어보나 마나다.
입이라고 다 같은 입일 수는 없다.
그러나 누구는 입이고 누구는 주둥이라는 식으로 나간다면 천벌을 받는다.
옛부터 먹는 거 갖고 장난치면 삼대가 망한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위해식품 범죄가 중대범죄로 분류되고, 중국에서는 먹는 거 갖고 장난치면 사형까지 시킨다는데도 먹는 거 갖고 장난치거나 돈벌이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면 마약 장사가 돈 많이 남는다고 하듯이 재미가 있는 것 같다.
나는 아이들 무상 급식에 대해서 잘 모른다.
관심도 적다.
원론적으로 생각하면 아이들을 잘 먹여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지만 내가 세금을 더 내야 한다면 즉, 내 밥그릇이 작아진다면 불만이다.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학부형도 아니고, 정치계나 교육계에 있는 것도 아니어서 급식이 어떻게 되든 왈가왈부할 입장이 아니다.
도시락을 안 싸 갖고 다니며 학교에서 밥을 먹는 복지 제도로서 고사리 손 어린 아이들부터 시작하여 장단지에 털이 수북이 난 큰 아이들까지 확대되는 것이라는 정도를 알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그 문제로 온 동네가 시끄럽다.
언제 무슨 답이 날지도 몰라 짜증이 난다.
왜 아이들 먹는 거 갖고 장난치는 것인지 안타깝다.
기존에 하던 대로 하면서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여 최선의 방안을 채택해 실행하고, 그를 점차적으로 발전시키면 된다.
그런데 왜 그런 것을 갖고 자기들 진영 논리에 빠져 자기들 유리한 대로만 얘기하면서 쌈박질을 해대는 것인지 역시 여기서도 혐오감은 여전하다.
지난 또는 지지난 대선, 총선,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에 대해서 어떤 공약을 내세웠는지 또한 얼마나 이행되고 있는지 알고 싶지 않다.
아이들 먹는 거 갖고 그 것도, 아이들 밥 문제 갖고 진보냐 보수냐, 좌파냐 우파냐 하고 손가락질들을 해대고 있으니 그런 사람들이 무슨 어른 노릇을 하며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것인지 “에라, OO에 처박을 사람들 같으니라고” 하는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물론 어떤 입장이든 간에 잘 해 보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촌극이자 아픔이라고 이해를 하고도 싶지만 사생결단으로 임하며 적진으로 향해 돌진하는 참전용사들 같은 것이 영 아니올시다 이다.
누가 누구한테 손가락질 할 수 있는가?
흘러간 사람들이든 오늘의 사람들이든 흩트려 놓았으면 어떻게든 주어 담을 생각을 해야지 오히려 발로 걷어차는 격이다.
불쌍한 사람들 먹을 거 갖고 폭군으로 변모들을 하여 그렇게 밀당을 하는 것이 아니고, 자라는 아이들 먹을 거 갖고 허접한 논객과 검객으로 돌변하여 이념논쟁으로까지 비화시킬 것이 아니다.
원(員)들의 생각과 행보를 통해 뉘우치자.
全員) 왁작지걸이다. 형님 이 따끈한 생강차 좀 드세요, 아우 이 계란 좀 먹어봐요, 언니 이 떡이나 김밥 좀 드세요, 동생 이 전 좀 한 볼 넣어봐요, 커피를 드릴까요......, 한 가지씩 해오다 보니 철철 넘쳐 저걸 언제 다 먹나 하는 걱정이 앞선다.
一員) 옆에 있는 분들 멀리서 어렵게 오셨는데 그냥들 가시려는 것 같으니 떡 좀 갖다드려야겠다. OO씨 거기 봉지에 좀 담아 봐요. 뭐 마실 따끈한 것도 좀 주시고요.
二員) 왜 그러세요? 뒤에 올 사람들을 생각하면 우리 먹을 것도 모자랄 텐데 누구를 준다는 거예요? 설레바리치지 말고 잠자코 계세요.
三員) 부족하며 부족한 대로 먹으면 되니 좀 나눕시다. 오죽하면 흔해빠진 간식 하나 못 가져왔겠어요? 먹는 거 갖고 그러는 거 아닙니다. 콩 한 쪽이라도 나누라고 했는데 조금 더 먹는 다고 해서 즐거운 팔자 펴지는 것 아니니 우리가 좀 덜 먹더라도 넉넉하게 담아서 갖다드리시지 그러셔요?
四員) 자장면 젓가락질 하는 거 보고 침을 꼴딱 삼키는 아이들을 모른 체 하는 것은 언젠가는 자장면 먹는 사람이 양식 칼질하는 거 보고 눈이 뒤집히지만 뒤집어지기나 말거나 못 본 체 하고 그냥 가던 길을 가는 몰인간(沒人間)의 처절한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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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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