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 회합을 마치고 귀가를 하는데 오딜로 간사님이 누구와 통화를 하시면서 특유의 느린 충청도 말씨로 “빨리 가서 축구 보게 어여 끊어유” 라고 하시어 웃었다.
중요하거나 급한 거 하나만 하실 것이지......,
뭐 그리 중한 일이라고 차 시동을 걸면서 어께 위에 전화기를 올려놓고 얼굴로 누른 채 귀에다 대고 받으면서까지 내용 없는 축구 경기를 보자는 것인지 그 모습이 재밌었다.
잠시 동안 이야기하시더니 급한데 하필 그 때 전화해 갖고 질질 끌어가며 속 썩이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중얼거리시며 차를 출발시켰다.
전화가 끝나자 내가 “평가전이라고 하지만 많은 돈을 들인 만큼 성과가 미미한 친선 경기이고, 보나마나 논두렁 축구일 텐데 그걸 봐요?” 라고 한 마디 했다.
그러자 “아니 그래도 숙적인 이란과의 국가 대표 경기라서 빅게임 수준이어서 볼만 할 텐데요? 그럼 안 보세요?” 라고 했다.
내가 다시 “나도 축구를 좋아하지만 국내 축구에는 식상했어. 발전도, 열의도 없어 보이는 답보상태인 것이 불만이오. 자기들 나름대로는 한다고 하는 가 본데 최선을 다 하는 진정성이 안 보이고, 국가와 관중들을 위한 실질적인 축구보다는 자기들 앞가림하려는 정치적인 축구에만 신경 쓰는 것 같아 나는 대표 팀이든 프로 팀이든 국내 축구 경기는 안 본지 오래 됐어요. 실상 볼거리도 없어요”라고 했더니 더 이상 말을 안 하고 이상하다는 표정이었다.
축구는 국내외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의 하나로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거기에 부응을 잘 못 하고, 흥행성 별 수 없는가 보다.
유명한 프로 구단 게임을 봐도 관중이라고 해 봐야 스탠드 한 구석에 듬성듬성 앉아 딴 짓을 하는 공짜 관중에 동원되어 목이 터져라 하고 응원하는 선수나 협회 가족들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빈약하다.
그런 수입으로는 팀 운영하기가 불가능할 텐데 결국은 지역이나 기업에서 후원하고 육성하는 길 밖에 없을 것 같다.
얼마 안 되나마 관심을 갖는 팬들한테 보답을 하고, 모자라나마 조금이라도 밥값을 하려면 비록 각본대로 짜인 경기였지만 팬들에 대해 보답하기 위하여 피를 흘려가면서 프로 정신을 발휘했던 역도산과 김일 선수를 귀감으로 여기는 여유는 있어야 하는 것인데 맨 O볼만 내지르는 것이 이도 저도 아닌 천덕꾸러기로 추락하는 것이나 아닌지 모르겠다.
경기 끝난 후 뒷이야기도 무성하다.
그러나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역대 전적 열세의 한을 풀어내지 못 하고 간발의 차로 졌느니, 상대편 선수들이 매너 없이 침대 축구를 했느니 하지만 승패와 분위기 여부에 관계없이 별다른 의미를 두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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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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