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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전성의반부조

by Aphraates 2014. 11. 24.

전성의반부조(全誠意半扶助)는 사전적인 단어가 아니다.

이 미당(美堂) 선생이 현직에 있을 때나 퇴직하고서나 애경사(哀慶事)를 통해 종종 겪으면서 고심하다가 고육지책으로 만들어 낸 말이다.

뜻풀이를 하자면 성의는 다 하되 부조금은 반으로 한다는 의미다.

 

인간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별 관련이 없는 사람으로부터 청첩장이나 부고장이 날아오면 오면 요즈음도 이렇게 남발하는 사람들이 있나 하고 무시하고 넘어가면 그만이다.

그러나 애매모호한 청첩장은 어찌 처리해야 할지 입장 곤란할 때가 종종 있다.

알기는 하니 싹 안면몰수하기도 그렇다.

우리 집에 무슨 일이 있을 때는 코빼기도 안 보이더니 그 것은 그 때 일이고 지금은 지금 일이니 잔소리 하지 말고 봉투 들고 오라면서 밀어 붙이는데 옳고 그름을 따지고 나 몰라라 하기도 그렇다.

 

그럴 경우를 감안하여 기준을 정한 것이 내 방식의 전성의반부조다.

이상적으로 혼사(婚事)라면 전적으로 함께 기뻐한다는 맘을 전하고, 애사(哀事)라면 진심으로 함께 슬퍼한다는 맘을 전한다.

대신에 현실적으로는 부조금을 반만 하는 것이다.

 

상부상조다.

베푼 만큼 거두는 것이다.

뜨겁게 달구던 반 값 등록금 문제는 어찌 되었는지 모르지만 그 것 하고는 차원이 다르겠으나 반값 부조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그렇게 하면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아는 사람 같으면 내가 그렇게 처신했으니 이나마도 감사하게 여겨야겠구나 하고 맘을 고맙게 여길 것이고, 세상 헛 살은 사람 같으면 지나가는 행객 커피 한 잔 사 주는 것도 아니고 아무리 내가 잘 못 했다기로서니 요즈음도 이런 부조금을 내는 사람이 있느냐며 서운하게 생각할 것이다.

 

정신적이고 물질적이고를 가려야 할 애경사 문제가 아니지만 다들 먹고 살기 바쁜 현실은 그게 아니다.

서글픈 삶의 한 단면이기도 하지만 슬기롭게 대처하면 무리 없이 지날 수도 있는 일인데 나의 기상천외한 발상(?)이 체면과 실속을 함께 어우르는 창조경제의 하나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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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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