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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사업자가 돈을 버셔야지

by Aphraates 2014. 12. 1.

명예퇴직이라는 이름은 그럴 듯 하지만 결국은 대량 해고로 인한 통한의 눈물을 삼켜야 했던 김(金) 아우님이 공기업에 재직하고 있을 때부터 그게 하고 싶어서 준비해 오던 개인택시 사업자가 됐다.

그런데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노상 눈에 띠는 경향이 있다.

마주칠 때 마다 “사업자가 돈을 벌어야지 왜 여기에 나와 있어요? 슬슬 다니면서 사진 찍는 찍사 재미도 좋겠지만 사장님 역할도 충실해야지요” 라고 농담 삼아 말하면 ”쉬엄 쉬엄 해야지요“ 라고 하면서 웃으시고, 옆에서는 입이 댓 발은 나온 자매님이 비꼬는 투로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는가보지요“ 하면서 역시 웃으신다.

 

어느 정도의 어려움은 예상했지만 그렇게 녹녹하지 않을 줄은 몰랐다는 실토하는 것이 이해가 된다.

평생 운전을 삼은 프로 기사들도 견디기 어려운 일인데 아마추어나 다름없는 사람들이 나서서 한다는 데 어려움이 많을 것은 뻔한 일이다.

 

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여름날이나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날이면 운전하는 것이 어려워 시원한 그늘이나 따뜻한 불 옆에 차를 세워 놓고 이야기하다보면 하루가 다 간다는 처남 형님 말씀이 생각나고, 돈 주머니를 들고 아침에 일 나가려면 죽으러 나가는 것보다도 싫다고 고개를 설레설레 젓던 매제 생각도 난다.

그리고 아침 늦으막에 나가서 일찌감치 점심 먹으러 들어오면 오후 늦게나 다시 나갔다고 어둡기 전에 들어와 차를 주차장에 받쳐 놓는 우리 아파트 통로 주민이 “열심히 하면 하루 벌이는 그럭저럭 되는데 체력이 달리고 힘이 들어서 그렇게 하질 못 해요. 회사 트럭 운전할 때가 좋았어요” 라고 커피 잔을 입에 물고 나가면서 하던 말이 생각났다.

 

어디서 뭘 하든 애로사항이 왜 없겠는 가만은 생계 수단으로 택시 운전을 하는 것도 이마저만한 고역이 아닐 거 같다.

나는 운전의 달인으로 택시 하는 것이 딱 체질이라고 하는 사람도 하루에 신경 곤두세우며 수백 km의 주행을 하고, 손님과 씨름하고, 일정한 수입도 올려야 하는 처지라면 가벼운 휘파람 소리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다.

 

택시 동네에도 바람 잘 날이 없다.

택시 사업 형태 논란, 택시 요금, 택시면허 쿼터제 문제로 소란스럽더니 잠잠한가 싶더니 이번에는 우버택시 로 시끄럽다.

우버 택시가 뭔가 궁금했는데 살펴보니 제도 도입에 문제가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흐름의 대세를 거스르지는 못할 것 같다.

적절한 보완책으로 부작용을 최대한 방지하여 원활한 운용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도 밀당해야 할 것이 수두룩한 난해한 문제이니 다른 일들로 정신이 없어 노상 메가톤급 건을 터트리고도 무감각한 사람들 손에 맡길 것이 아니라 이해 당사자들이 이마를 맞대고 좋은 방안을 찾도록 했으면 한다.

 

쌓이지는 않지만 올 해 들어 첫눈이 내리고 있다.

밖에 안 나가 봤지만 바람도 드세고, 기온도 급강하하는 것 같다.

고난의 계절을 맞이한 수레바퀴 동지들께서 다복한 겨울이 되게 해달라고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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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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