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하여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라는 희망의 메시지가 아니고, “여자는 사형 집행을 받으러 가는 길이라 해도 화장할 시간을 달라고 한다” 라는 사랑의 열망이 아니더라도 자존심과 자긍심을 갖고 지키려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 아닌가 한다.
주일날 성당에 갔다가 와서는 급히 점심 식사 모임에 가느라고 차를 지상에 주차했다가 눈 폭탄을 맞았다.
도적질도 해 본 사람이 하고,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먹는다고 했다.
내내 지하에 주차하고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지하 주차장에 주차하는 것이 습관화 됐지만 어쩌다가 한 번 밖에다 주차한 것이 딱 맞아 떨어진 것이다.
온도가 올라서 어지간하면 녹을 것도 같은 데 머리에 떡시루를 이고 다니는 아낙처럼 눈이 소복이 쌓여 있어서 내려가 손으로 슬쩍 밀어봤더니 눈 아래는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그냥 둬서는 안 될 거 같아서 차내 히터를 켜고 온도를 높여 더운 바람으로 앞과 뒤 차창을 녹이면서 아파트 주변을 몇 바퀴 뱅글뱅글 돌고는 막판에는 햇볕이 쏘이도록 양지에 차를 세운 채로 기구를 이용하여 위에 쌓인 눈을 살살 밀어냈다.
가까스로 얼은 것을 녹이고 눈을 털어내긴 하였지만 얼룩과 먼지가 심하여 그대로 지하로 끌고 갈 수는 없었다.
KT 앞에 있는 주유소에 가서 주유를 하고는 종업원한테 세차 할 수 있느냐고 했더니 우스우면서 “사장님, 비 올라고 하는데요. 세차해도 괜찮으시겠어요” 하는 것이었다.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모르는 바 아니었다.
나도 웃으며 “알고 있어요. 그래도 차를 닦아서 지하에 둬야지 지저분한 채 그대로 두긴 그렇지 않겠어요? 조기가 우리 집이니 세차하거 얼른 가서 지하로 가면 될 겁니다” 라고 하면서 빤히 보이는 향촌 아파트를 가리켰더니 그제야 궂은 날에 왜 세차를 하려고 그러는 것인지 알았다는 듯이 서둘러 세차를 해 줬다.
세상 어떤 난관이 닥친다 해도 할 것은 해야 하듯이, 청결상태를 항상 유지하는 것을 차나 사람들한테 예의로 생각하고 있는 이상 빗방울이 떨어지는데 세차를 하다니 별 이상한 사람도 다 봤다는 눈초리를 극복하고 할 거는 해야 한다.
며칠 전의 포근한 눈과 비 이야기를 한 것에 대한 반발인지 오늘은 기온이 뚝 떨어져 강취위가 이어지고 많은 눈도 예상된단다.
폭설이라면 강원도 동해안과 충남-전북의 서해안이 쌍벽을 이루는데 영향을 안 미치는 것이 없는 중국 대륙의 영향인지 서해안이 선제공격을 당하는 것 같다.
오래 된 이야기라서 그런지 아니면, 더 이상 얘기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정리가 된 것인지 12.12에 대한 기사도 별로 없는데 그 때에도 이렇게 추웠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세 여인 또는 네 여인에 관한 기사와 사진과 칼럼이 나란히 실린 것이 눈길을 끈다.
호사가들이 그 여인들을 놓고 은근 슬쩍 상호 또는 교차 연관을 짓기도 하지만 그런 비약은 오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어찌 됐든 간에 그런 문제들도 슬기롭고 유연하게 그러나,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문제인 것은 틀림없다.
삭막하고 을씨년스럽지만 때가 되면 제 아무리 꽁꽁 얼어붙은 동토(凍土)일지라도 스르르 녹아내린다는 것을 에둘러 잊거나 부정하려는 헛수고는 필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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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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