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 마리애 협조단원으로 있던 토마스 아우님이 2015년을 맞이하여 행동단원으로 전환하시어 1차 주회(週會)를 끝내고 환영과 격려와 독려를 하는 차원에서 전 단원이 참석하여 C식당에서 2차 주회(酒會)를 가졌다.
가까운 곳에 그런 집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며칠 전에 가보니 괜찮더라며 마르띠노 형님이 소개하시어 그리로 가게 됐다.
술과 안주를 묶어서 일식으로 제공하는 집이었다.
4인 기준으로 2만원 수준에 막걸리는 추가할 때 마다 0.5만원 추가됐다.
특별히 제조하여 특이하거나 평범하면서도 그윽한 맛이 도는 막걸리 한 되 시키면 20가지 이상 안주가 나와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전주 막걸리” 식인데 거기에 비하면 한 참 떨어지는 수준이었다.
이를테면 세미 전주식이거나 짝퉁 전주식이라고 말할 수 있는 식탁인데 뷔페와 마찬가지로 어울리는 맛에 한두 번 가는 것은 몰라도 반가운 자리는 아니었지만 다함께 어울려서 먹으니 그런대로 괜찮았다.
2차 주회는 역시 활력소다.
너무 잦으면 기피하는 사람들도 있고, 마나님들의 원성의 대상이 되는 수도 있는 모임이지만 거기에서 나누는 신앙과 일상생활에 대해서 나누는 얘기는 참으로 허심탄회하고 부담이 없다.
의견 일치가 되어 의기투합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 의견 분열이 되어 심기 불편할 때도 있지만 대개는 반성과 칭찬을 함께 하는 자리가 된다.
어제도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오고갔다.
그 중에서 사비노 아우님의 요즈음 무척 어렵다고 하는 하소연이었다.
처음 그 말을 꺼냈을 때는 선출직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다가 낙선하여 잠시 쉬고 있기 때문에 어렵다는 줄 알고 그럴 만도 하다면서 고개를 끄떡였다.
한데 그게 아니었다.
돌아가는 경기가 안 살아나서 어렵다는 것이었다.
그 점도 의아스러웠다.
공직자 재산 등록 시에 이 지역에서는 선출직으로는 최고액을 신고한 탄탄한 재산가인데 어렵다고 하니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아우님이 어려우시다면 다른 사람들은 어찌 된다는 것이냐고 물었더니 장사가 안 돼서 건물 세를 못 내는 사람들과 세를 깎아달라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 머리가 아프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개인사 업을 하는 다른 분들 모두가 각자 어려운 사안과 형태는 다르지만 이구동성으로 현재의 어려움에 대해서 토로들을 하셨다.
퇴직을 하고 연금 수혜를 받거나 공직 현직에 있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이해는 하지만 공감하지 못 하여 묵묵히 듣고만 있었는데 어렵다는 이야기가 계속 이어져 그칠 줄을 몰랐다.
난해한 문제다.
통계상으로는 모든 것이 규모도 커지고 좋아지고 있다는데 실질적으로는 어렵고 장래가 불투명하다고 아우성이라는 것은 이론과 실제에 현격한 괴리가 있다는 것이다.
남들은 잘 나가는데 나는 왜 이런가 하는 상대적인 결핍성도 있는 것 같고, 상식적이고 희망적이라기보다는 비상식적이고 실망스런 흐름에 대한 심리적인 불안감도 함께 작용하여 부정적인 상승효과를 내는 것 같기도 하여 걱정이다.
주변을 봐도 그렇다.
쓸 만한 사람이 지갑을 열어야 한다면서 갖가지 일을 벌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근검절약해야 한다며 지갑을 굳게 닫고 가진 게 없다고 시치미를 뚝 떼고 오히려 죽는 소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한 편에서는 경제 활성화를 위하여 죽을힘까지 다 쓰며 “이렇게 하십시다” 하고 외치고 있는데 다른 한 편에서는 “그게 뭔데? 너나 잘 하세요”라고 하면서 손을 흔들고 지나가는 촌극(寸劇)의 한 장면 같은 것은 없어야 하건만 그런 방향으로 나가는 조짐이서 더 큰 걱정이다.
아우님, 엄살 부리는 것은 아니지요?
다른 아우님, 어려워도 극복해야 할 문제이지요?
신앙 문제도 그렇고, 세속 문제도 그렇지요?
이래도 우리가 먹어야 할 밥이고, 저래도 우리가 먹어야 할 밥이니 함께 지혜를 모으고 힘을 써서 이겨나가도록 하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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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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