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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완식

by Aphraates 2018. 11. 6.

완식(完食)

감이 잡힌다.

딱 들어도 일본식 표기다.

 

조금 알고 있던 일본어도 통 쓰질 않으니 두 마디만 알면 된다는 아리가또(ありがとう : 고맙다)와 스미마센(すみません : 미안합니다) 정도만 머리와 입에 남이 있는 것 같다.

한자만 어느 정도 알아도 길 찾아다니는데 는 큰 문제가 없고, 정 다급하면 만국 공통 언어인 바디 렝귀지(Body Language : 신체언어. 몸짓 손짓)라도 쓰면 되니 안 되는 머리 써 가면서 일본어를 더 알려고 할 것은 없지만 조금 더 했으면 좀 더 나아졌을 것을 그대로 놔둬 못 쓰게 만든다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긴 하다.

 

완식은 남기지 말고 다 먹는다는 의미다.

잔반(殘飯) 없애기나 먹을 만큼만 가져가기 운동과 같이 식생활을 개선하자는 취지다.

 

비슷한 의미의 야구 용어도 있다.

완투와 완봉이다.1

그러나 되살아나는 완식과는 반대로 점차 사라지고 있단다.

승리에 주안점이 둬 지고, 그를 실현시키기 위한 게임 기술이 뛰어난 현대 야구에서는 완투(完投) 완봉(完封) 보기가 힘든 것이다.

일본에서는 완식 바람이 불고 있단다.

비슷한 경로를 통하여 들어오는 야구를 비롯한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완식도 한반도에 곧 상륙할 것 같다.

 

동양과 서양 식생활 습관이 다르다.

동양은 푸짐하게 차려 음식이 남아야 하고, 서양은 먹을 만큼만 차려 음식을 남기지 말아야 하는 식이다.

그런데 많이 먹는 것은 서양인들이 훨씬 더 많이 먹는다.

서양인들 식사하는 것을 보면 겁도 안 난다.

건강을 우선시하는 과학적인 식생활로서 가리는 것도 많고 찾는 것도 많은 선진국 서양인들이 점심시간이 되면 육류와 야채를 비롯한 갖가지 음식을 수북이 담아다가 몇 차례씩 오랜 시간동안 느긋하게 먹는다.

체구 값 하는 것이다.

몇 날 굶어 눈에 뵈는 것이 없는 허기진 사람처럼 먹는다.

저렇게 많이 먹을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먹는 것이 남는다는 것인지 잘 먹어야 일도 잘 한다는 것인지 체구가 왜소한 만큼 그들의 반 정도도 못 먹는 동양인들이 보면 신기한 것이다.

 

미당 선생의 뷔페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그런 것 말고도 또 있다.

버리는 음식 없이 알뜰살뜰 먹는 뷔페가 낭비 요인이 많다는 것이다.

운동장만 한 크기의 뷔페가 발 디딜 틈도 없는 것이 보통이다.

정해진 짧은 시간에 한정된 좁은 공간에서 그 많은 식객을 받으려니 어쩔 수 없을 것이다.

5만 원 짜리 뷔페에 들어가면 5천 원 어치도 못 먹는 게 아깝다.

없는 자리 찾아내어 엉덩이 비비고 앉아서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게 후다닥 먹고 나오니 알쩐하고 뒷맛이 개운칠 못 하다.

간단한 선물이나 간단한 메뉴로 해도 좋을 것 같은데 왜 그렇게 갈수록 풍성한 뷔페 식단이 되는 것인지 개선할 점이 많다고 하였더니 뷔페가 조금이라도 션찮으면 부조금은 받고서 그게 뭐냐며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기 때문에 갈수록 푸짐해질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 고개가 끄떡여졌다.

 

식생활 개선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돼 있는 것 같다.

보릿고개로 먹을 것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빈곤 시대를 지나 개발 도상기인 196,70년대부터 나온 이야기이지만 오랜 식생활 습관에 밀려 간소화를 실천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완식도 학교에서 주도적으로 하면 될 거 같다.

아이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학부모들의 지원이 담보돼야 가능할 것이다.

CCTV나 스마트 폰을 비롯한 sns가 사방팔방에 진을 치고 있는 현실에서 연약한 내 아이를 보호하려는 치맛바람을 견뎌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선생님이 오늘은 완식이다. 자기 먹을 만큼 음식을 가져다가 다 먹어야 한다라고 말씀하실 것이다.

아이들은 그러겠다고 크게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실천은 녹녹치 않을 것이다.

평소 안 해보던 낯선 것이기 때문이다.

많이 먹을 것 같아서 듬뿍 가져왔지만 막상 먹어보니 안 먹힌다.

선생님이 다 먹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럴 수 없어 두렵다.

하는 수 없이 무슨 일이 벌어지면 그러 하듯이 해결사인 엄마한테 sos를 쳐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을 하고 도움을 청한다.

금쪽 같은 내 새끼의 어려운 이실직고를 엄마는 만사 제치고 나선다.

일필단마 또는 지원부대를 구성하여 출동한다.

평안 감사도 하기 싫으면 안 하는 것인데 왜 아이를 압박하는 것인지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방지를 도모하고자 함이다.

학교 도우미가 정문에서 출입을 제지하거나 말거나, 애들이 똑바로 보거나 말거나 하고 싶은 말은 다 한다.

아니, 우리 애가 먹기 싫어서 안 먹겠다는데 억지로 다 먹으라는 것은 무엇이며, 그렇지 않아도 걸핏하면 배앓이를 하는 우리 애가 배탈이라도 나면 선생님이 책임질 거예요? 그리고 애가 음식을 좀 더 가져 갈 수도 있고, 좀 덜 갖고 갈 수도 있는 것인데 그게 무슨 큰 잘못이라도 저지른 것처럼 애를 잡들이면 교육이 제대로 되겠어요?” 라고 거세게 항의할 것이다.

선생님은 교육적인 차원이고 환경 보호 차원이라고 간곡하게 설명을 해 보지만 갈수록 분위기가 험악해진다는 것은 경험론적인 결론인지라 묵묵부답으로 나오는 것이 최사이라 판단하고 고개를 숙일 것이다.

 

따라고 완식(完食)은 절식(節食)이나 단식(斷食)내지는 금식(禁食)이나 포식(抛食)이나 피식(避食)으로 유야무야될 공산이 크다고 보면 될 것이다.

추리극 완식의 한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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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1. 완투, 야구공작소 완투란, 영어로는 Complete Game, 줄여서 CG라고 쓰며 선발로 나온 투수가 안타를 맞든, 사사구를 주든, 실점을 하든 해당경기의 전이닝을 책임지고 던졌을 때 기록이 된다. 따라서 선발투수가 완투를 했다고 하면 그 경기의 승리투수가 되었을 수도, 패전투수가 되었을 수도,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완봉이란 영어로는 SHut Out, 줄여서 SHO라고 쓰며, 한명의 투수가 무실점으로 경기의 모든 아웃카운트를 잡아냈을 때 기록됩니다. 사사구와 안타는 허용되지만 실점은 허용되지 않는 기록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점'으로 이는 자책점과 비자책점을 모두 포함하는 점수이다. 즉 야수의 실책으로 점수가 낫다하더라도 완봉은 기록되지 않는다. 완봉 기록은 무승부일 때 주어지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1986년 7월 27일 인천에서 펼쳐진 해태 타이거즈와 청보 핀토스와의 경기에서 해태의 선발투수 차동철 선수와 청보의 선발투수 김신부 선수는 모두 15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펼쳤으나 끝내 0:0으로 승부를 보지못하여 어느 투수도 완봉승을 기록하지 못했다. 완봉과 완투의 구분편집 완투기록은 반드시 처음등판한 투수, 즉 선발투수에게만 기록이 주어진다. 그러나 완봉기록은 경기가 종료될 때까지의 아웃카운트를 모두 처리한 투수에게 주어진다. 따라서 구원투수도 이 기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쉽게말해 선발투수가 1회에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못잡고 안타나 사사구로 출루를 허용한채로 강판되어 다음투수가 등판하고 그 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았을 때 해당 투수는 완봉기록을 가질 수 있다. 노히트노런이란 완봉 경기인 상태에서 안타를 내주지 않았을 때 주어진다. 사사구, 야수 실책으로 인한 출루,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으로 인한 출루와 같은 경우는 허용된다. 안타와 실점이 없으면 주어지는 기록이다. 영어로 해석하면 그 뜻이 더욱 명확해 지는데, 노히트(No hit)는 무안타, 노런(No run)은 무득점을 뜻한다. 노히트노런 기록역시 무승부일 때 주어지지 않는다. 이는 완봉경기와 마찬가지로 구원투수에게도 주어질 수 있는데, 안타를 맞지 않은 상태에서 선발투수가 강판되는 상황과, 이어 등판한 구원투수가 무안타, 무실점으로 완봉을 하는 상황은 극히 드물기 때문에 이와 같은 경우는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Perfect Game '완벽한 경기'를 뜻한다. 이 기록은 해당 투수가 무사사구, 무안타, 무실점을 물론 야수 실책에 의한 출루,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으로 인한 출루 등 일체의 출루 또한 허용하지 않아야 주어지는 기록이다. 노히트노런도 마찬가지지만 퍼펙트게임도 투수 개인 뿐만 아니라 수비를 하는 야수들의 도움도 있어야 만들어지는 기록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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