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에 가면 벌떡 새우라는 간판이 있다.
어제도 둘이 올라오는데 큰길가에 있는 그 간판이 보였다.
해안가와 시내에 몇 군데서 본 것 같다.
볼 때 마다 궁금하다.
약간 굽은 모양으로 불그스레한 새우 사진을 넣은 것만 봐서는 벌떡새울라는 것이 새우이름인지 그런 새우를 판다는 가게 이름인지 알 수가 없다.
추측하기로는 찬바람이 불면 서해안 안면도나 남당 항에서 풍어 성시를 이루는 그냥 평범한 자연산 내지는 양식 왕새우를 의미하는 것 같은데 덧붙인다면 펄떡거릴 정도로 신선하다는 것을 강조하여 식감을 돋우는 것이 아닌가 한다.
왕새우가 귀하여 한 마리 먹기도 어려울 때는 좋은 것이라니까 그런 대로 좀 먹긴 했지만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
지금처럼 제철이 되어 해안가 포구에 가면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거기를 봐도 새우 판에는 더 찾아지질 않아 식당 같은데 가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접시에 담겨져 나오는 살아 움직이는 새우에는 젓가락이 안 가고, 해물 탕에 들어있는 새우는 구구물만 맛을 다시지 건더기는 다 건져내거나 그대로 둔 채 먹는다.
그런 새우일지라도 삼천포 별미로 통하는 벌떡 새우를 안 먹고 그냥 철수하면 서운할 것이다.
가을이 오면 날 잡아서 가장 좋아 보이는 집으로 가서 한번 먹어보자는데 의견일치를 보았는데 만나면 반갑고 즐거운 일행들과 함께 하면 더 좋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이다.
안 그럴 때가 없었다고 하지만 오늘의 우리가 유독 더 어렵다고 하는 것은 엄살이 아니라 인간 본능이니 좀 부황을 떨어도 괜찮다는 전문 지식인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그를 위안 삼는다.
전대미문 초유의 고난이지만 국난극복이 잘 이루어지는 것 같다.
우리 모두의 지혜와 용기와 헌신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특히 거기 그 분께서 무게 중심을 잘 잡으시는 것 같다.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만한 기본과 노력과 정성 있기에 가능할 것이다.
신망애(信望愛) 3덕을 잘 기리시는 것이 역력하다.
물론 다 그리 생각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미당 선생이 볼 때 그렇다는 것이다.
누구라도 장단점이 있고, 무엇이든 호불호가 있다.
보는 시각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단연코 말하건대 현제 기조대로라면 성공하여 신뢰와 존경을 받을 것이다.
대단하신 분이다.
사적으로는 같은 연배이고, 같은 가톨릭이고, 같은 고난의 흙수저 세대다.
공통점이 많다.
그러나 벌떡 새우처럼 팔딱거리는 미당 선생이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좌충우돌하는 노사모에 대해서는 말을 섞기도 실을 정도였으나 언젠가부터 는 실수는 있을지라도 방향은 맞다고 긍정적으로 변했는데 문빠에 대해서는 지지를 유보하다가 얼마 안 지나서 긍정적인 쪽으로 기울었다.
아직도 불만은 좀 있다.
권위주의와 군사문화에 일사분란하게 살아온 사람으로서 자유방임 같은 모습이 부담스러운 것이다.
어떤 때는 무소불위의 권력인데 엄하게 다스릴 것은 다스려야지 왜 저렇게 참고 달래는 것인지 답답하여 그러면 안 된다고 역시위를 하고 싶기도 했다.
그러나 그렇게 보는 자신이 먼저 변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쉬운 길이 우선 당장 편할지 모르나 먼 장래를 위해서는 아니라는 것을 새삼 터득한 것이다.
온갖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당장 눈에 보이는 실적이나 사사로운 이익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지켜야 할 자세와 위치를 지키며 인내심을 갖고 갈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모습이 좋다.
전형적인 천주교 형이자 외유내강 형이시다.
일시적인 제스처가 아닌 것 같다.
그런 것이 몸에 밴 것 같다.
선을 악으로 갚는 사례가 없지 않지만 결코 불의가 정의를 범하지는 못하고, 악한 끝은 없어도 선한 끝은 있다는 것을 자신도 모르게 몸소 실천하고 계신 것 같다.
거, 왜 그러고 계세요.
싸가지없는 것들 모조리 잡아다가 예전의 남산이든 남영동이든 어디로든 쓸어 모아 물고를 내야지 그대로 두면 더 승해서 여러 사람 괴롭게 만드는 거예요.
미당 선생이 그렇게 소리치면 허허 웃으시면서 “사람이 먼저입니다. 길을 잘못 들었을지라도 언젠가는 옳은 길과 제자리로 돌아와 충분한 역할과 좋은 일을 하게 될 것이니 너무 심려치 마세요” 라고 하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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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