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힘들다.
아이고 어렵다.
아이고 문제다.
아이고 낭패다.
아이고 즉겠다.
누가 그렇게 말을 해도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무심하고 무식해서가 아니다.
사랑과 인정이 없거나 관심과 배려가 없어서도 아니다.
말은 그렇게 해도 실상은 안 그런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잘 사는 사람이나 못사는 사람이나 그런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데다가 그렇게 크게 걱정을 안 해도 나중에 보면 다 이겨내고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평상으로 돌아왔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다.
보통이 그랬다.
저절로 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수많은 고통과 노력과 도움과 돈을 포함하여 있어야 할 것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다만 당사자처럼 그렇게 되기를 절실하게 느끼지 못하는 차이가 있을 수는 있었을 것이다.
선배님, 저 많이 아픕니다.
몇 년 전부터 문단의 후배 작가님이 그런 말을 했다.
듣긴 해도 심각하게 듣진 않았다.
그러다가 괜찮아질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지나치는 말로 가볍게 들었다.
멀쩡하구먼 어디가 아프다고 그러느냐면서 아프다 아프다 하면 더 아픈 것이니까 환자티 내지 말고 하던 대로 하며 지내다 보면 괜찮아질 거라고 위로겸 반박을 했다.
잘 먹으면 훨씬 나아질 테니 우리 허리띠 풀어 놓고 맛있는 거 많이 먹어보자고도 했다.
용기를 준다거나 칭병하지 말라든가 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르는 대로 하면 그거는 병도 아니고 아픈 것도 아니라고 가벼이 여겼다.
후배도 받아들였다.
말한 대로 환상에 젖는 것인지 아니면, 에라 나도 모르겠다 하는 것인지 모르지만 병고 얘기는 안 하고 특별한 감정 없이 일상이 되곤 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간다.
너무 무심하고 안일했다.
너무 쉽게 생각했다.
병원에 입원하러 간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이번에는 가벼운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게 아닌데 무슨 소리인지 걱정이다.
현재 어떻고 앞으로 어떻게 한다는 것인지 궁금하다.
그게 아닌데 하는 후회가 된다.
무정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미안함이 앞선다.
어떻게 해야 피곤하고 고통스러운 심신을 조금이라도 달래 줄 수 있는 것인지 갈팡질팡하고 있다.
병마와 건강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뭔가 부족하다고 하소연하며 이리저리 뛰어다니느라 힘들다는 일상적인 불만을 토로하던 때로 되돌아가게 자비를 베풀어주시라고 기도드린다.
아울러 후배한테는 용기를, 화타 후예들한테는 지혜를 주시라고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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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