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갑니다.
왔다가 그냥 갑니다.
보고 싶은 얼굴도 있었고, 하고 싶은 일도 있었습니다.
찾아뵈어야 할 분들도 여러분이고, 해야 할 일들도 여러 개였습니다.
그러나 다 뒤로 미루거나 포기하고 조용히 물러갑니다.
왜 그러느냐고 물으신다면 아니라고 답하고 싶지만 현실이 그렇다는 것은 자타가 다 공인하는 터이니 후일을 기약하며 아쉬움을 접습니다.
그냥 갈 수 없잖아.
러브스토리(Love Story) 오에스트(OST)를 바니걸스가 번안곡으로 만들어 불렀고, 대중가수 홍경민과 소프라노 임수진이 애절하게 불러 새로이 다가온 노래를 찾아 다시 한번 들어봤다.
역시 러브 스토리의 여러 장면과 대사들이 떠올랐다.
미당 선생이 문화동 학교 시절이었을 때 청춘과 방황하는 자들은 물론이고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렸던 그리고, 아직도 심금을 울리는 에릭 시걸(Erich Segal) 예일 대학교수의 명작이다.
방화 “미워도 다시 한 번”의 후속타이기도 했다.
갓난 엄니가 막내아들인 줄도 모르시고 어려워하시던 몇 년 전에 그리 많지 않은 나이로 명을 달리하셨다는 뉴스를 보고 비통해하던 작가님이 가신지도 십여 년이 되었다.
러브 스토리와 미당 선생 이야기를 직접 연결하기에는 무리가 좀 있지만 그냥 간다고 고하는 심정은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코로나 너 때문에 그런 것이니 잃어버린 것들을 보상하라고 소리쳐봐야 바람 부는 망망대해 허공에 대고 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으니 무리할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래, 야속하지만 네들은 네들대로 그래야만 하는 이유가 있을 테니 그를 인정하면서 조용히 그냥 삼천포로 떠나간다.
가면 또 해야 할 이들이 많아 바쁘게 움직여야 하니 그 길은 방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네들 존재 자체는 인정하지만 계속 존재해야 한다는 것을 용납하는 것은 아니니 네들도 적당할 때에 조용히 그냥 가주길 바란다.
말을 안 들으면 강제로 떠나보낼 것이니 그때 다시 엉뚱한 짓을 하여 노여움을 사지는 않는 것이 신상에 이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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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