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 성당 설립 30주년 기념지를 제작할 때 책임을 밭으신 안드레아 편찬 부장님께 세심한 교정을 당부하였다.
출판사에서 알아서 잘하겠지만 전적으로 맡기지 말고 전체적인 구도는 우리가 잡아줘야 하고 특히, 마지막 단계에서의 교정은 우리가 확인에 확인을 거듭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교정을 완벽하게 했다 싶어도 나중에 보면 잘못된 곳이 나타나 난감할 때가 있다는 것을 상기하며 주의를 부탁드린 것이다.
요즈음은 대부분 컴퓨터를 이용하여 제작과 교정 단계를 거쳐 비교적 오류가 적지만 그래도 기계는 기계다.
사람이 기계의 힘을 빌려 수작업으로 마무리를 해야 오류가 적다.
원고 교정 이야기를 하며 연구원에서 근무할 때에 연구보고서 제작의 일화 하나를 소개했다.
당시는 원고를 컴퓨터 작업과 수작업을 병행했는데 50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 하나 만들려면 교정을 너덧 번은 한 것 같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을지라도 출간된 보고서를 보면 잘못된 게 발견되어 아이고 소리가 나곤 했다.
출판사에서도 나름대로 열심히 교정을 본다.
하지만 영세 업체들인지라 실수가 잦았다.
주부나 알바 학생들한테 원고작업과 교정을 시키고 편집 책임자가 최종적으로 검열을 하는데도 우스운 대목이 눈에 띄곤 했다.
국문과나 문과를 나온 전문가가 해도 틀린 부분이 나오는데 비전문가로 기능적인 역할을 하는 작업자들이 할 때야 오죽할지 상상하고도 남는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철자와 맞춤법이 틀린 곳 여러 군데를 발견하고는 적색 펜으로 수정하라고 표시를 했다.
“미당 선생” 이라고 했다면 “선생”이라는 글자 위에 이것은 빼라고 교정부호를 표시했더니 “선생”이라는 글씨는 빠졌는데 대신에 교정부호가 들어가 있는 일도 있었고, “미당선생”라고 했다면 미당과 선생을 한 칸 띄우고 라고 적었더니 띄우고는 가운데에 “띄우고”라는 글씨가 들어가 있기도 했다.
그 밖에도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비슷한 사례들이 적지 않았었다.
원고 최종분을 들고 온 사장님이나 편집장님한테 그런 것들을 재지적하면서 잘 좀 하자고 다독거리며 그분들은 한다고 열심히 했는데 또 오탈자가 나왔다면서 다신 한 번 교정을 본다고 들고 가지만 나중에 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류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화수분은 아닌지라 적당한 수준에서 마무리하고 잘못된 것은 감내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어디 출판뿐이겠는가.
완벽함을 도모하고자 해도 100% 그리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 사람인 것을 최소한으로 나타나는 실수와 손해에 너무 연연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한 대선 후보의 연이은 실수가 도마 위에 올랐다.
그것은 실수가 아니라 본바탕이 함량 미달이라 도대체 아는 게 무엇이고 할 수 있는 게 뭐냐고 공격을 하기도 하고, 문학이나 어학 전문가도 아닌데 그런 작은 문제를 뭐 그렇게 확대 재생산하여 흠집을 내려 하느냐며 지엽적인 것을 보지 말고 전체를 보라고 방어를 하기도 한다.
공방이 다 일리가 있지만 또, 그런 것을 통해 밀어붙이거나 밀리지 않겠다는 논란이 일지만 피차가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밝힐 것은 밝히고, 짚어 줄 것은 짚어줘야 한다.
내 상품은 이런 것이라며 과거를 조명하고, 현실을 타파하고, 미래를 지향하는 진면목을 보여주고 그에 합당한 평가를 하고 받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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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