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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by Aphraates 2021. 12. 30.

K 맛이라 하고 싶다.

기왕에 앞서가는 K팝에 편승하여 크나큰 발전을 이루었으면 한다.

 

K 맛을 즐긴다.

관심이 적은 먹방과는 다르다.

 

자초지종은 이렇다.

그는 아침에 이루어진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샤워를 하고, 옷을 입고, 가방과 서류 보따리를 챙기고 나 뒤에 TV를 시청한다.

출근 전에 막간을 틈타 함께 하는 K 맛 시간은 재미가 있다.

치장하지 않은 수수한 차림의 뚱보 성우나 홀쭉이 맛 칼럼니스트가 출연하여 전국 맛과 맛집을 소개하는 시간이다.

미당 선생은 오늘은 어디의 뭘 소개하는지에 관심이 있고, 데보라는 그쪽으로 갈 기회가 있으면 언제 한번 가봐야겠다며 열심히 메모한다.

 

소개된 것을 보면 좋아하든 안 좋아하든 메뉴 불구하고 육해공(陸海空)의 맛이 저절로 우러나는 것 같다.

방송 프로의 맛과 시청자의 입맛이 맞아떨어지는 구도다.

그만큼 프로 기획과 제작과 진행이 매끄럽다는 이야기다.

오래 갈 것 같다.

시류에 따라 방송 형태는 좀 바뀔지 모르지만 인기를 유지하는 장수 프로그램으로 남을 것 같다.

 

오늘은 맛을 생각해본다.

 

맛은 스스로 내는 것이다.

그러나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니다.

정성과 노력과 투자의 결과이다.

발광체든 반사체든 상황에 어우러지게 맛을 내는 것은 그에 상응하는 뭔가가 가미되어야 가능한 것이다.

 

맛은 잘 간직해야 한다.

맛을 잃으면 끝장이다.

사람이고 음식이고 마찬가지다.

맛을 개발하고, 유지하고, 이어가기고, 개선되기까지는 인고의 세월이 필요하겠지만 맛을 잃는 것은 순식간이다.

맛을 들여놓는다고 해도 뭔가 조금만 이상하면 그 답 맛이 간다.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의 다섯 가지가 기본이라는 오미자(五味子)가 아무런 감이 없는 무맛으로 된다.

 

맛을 잃으면 아무 소용없다.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내쳐야 한다.

아깝다고 해서 미련을 뒀다가는 입이 불쾌하거나 병을 유발하게 된다.

 

맛은 물과도 비슷하다.

물올랐다 물 갔다 한다.

맛을 잃었다가 되찾고, 맛을 내다가 잃어버리며 엎치락뒤치락한다.

 

맛은 인생사와도 다르지 않다.

맛을 얻으면 영광이고, 맛을 잃으면 오욕이다.

 

정계의 맛도 대동소이하다.

현세를 눈여겨보면 안다.

이전투구와 오리무중의 정세가 서서히 걷히면서 판세가 갈린다.

맛을 얻고 잃기를 반복하며 옥신각신하면서 자연스럽게 우열이 드러난다.

당황하고, 후회하고, 부러우면 지는 것이고 그 반대면 이기는 것이다.

 

연말연시다.

바쁘면 바쁜 대로, 한가하면 한가한 대로 좋다.

색다른 의미를 부여하면서 송구영신의 묘를 살리고 싶다.

 

물론 어디에서도 그러하듯이 장애물은 있다.

그렇게 놔두질 않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에 위축될 순 없다.

 

딱 이틀 남았다.

올해도 제야의 종은 안 울린단다.

지난해에도 새해에도 별다른 감이 없이 그날이 그날이라는 식으로 보내고 맞아야 할 것 같다.

 

거리두기 제한 규정이 연장될 거란다.

코로나가 창궐하던 엄중한 시기는 지나 일단 급한 불은 꺼진 것 같으나 그 여파와 잔재가 여전하다.

정동 중이 요구된다.

해넘이와 해돋이는 창문을 열어 삼천포 바닷바람을 쐬는 것으로 하던가, 멀리서 다가오는 계룡산 눈보라를 맞이하는 것으로 굿나잇(Good Night, 저녁인사)과 굿모닝(Good Morning 아침인사)를 갈음해야 할 듯하다.

 

코로나와 그 후예들.

시들 줄 모르고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다급한 김에 길거리의 두더지 잡기식으로 두들겨 패보기도 하고, 안정적으로 차분하게 대처해보기도 하지만 막무가내다.

여기저기서 부화뇌동하며 고개를 내민다.

하루 몇만에서 몇십만의 감염자들이 발생하는 방역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 이도 안 난 갓난아이 수준인 일만 명 고지로 올라가기 전에 잡힌 것은 어쩌다 보니 잡혔다는 일본에서처럼 저절로 된 것은 아닐 것이다.

 

연말연시도 각자 이해득실의 명암이 엇갈린다.

시급히 해결돼야 할 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우리 모두의 인내와 참여와 노력이 낳은 상처투성이의 영광이어서 더 가치가 있어 보인다.

 

여보시오, 선생.

그러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는 안 된다고 끊임없이 주장해도 우이독경이었다.

안하무인으로 뭔가 도모해보려던 사람도 역풍이 두려워서인지 슬슬 발을 빼고 언급을 회피한다.

호재 또는, 악재로 삼다가 상황이 심각해지자 멈칫하면서 한발 물러선다.

그래봤자 수난만 이어질 거라는 것을 터득했는지 자숙하며 다른 전선을 모색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도, 올해도 늘 겪는 다사다난이다.

그리고 다음 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그런 거라면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하듯이 물오르고 맛 나는 것으로 종착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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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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