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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작전이

by Aphraates 2021. 12. 28.

작전이......,

천태만상이다.

이상한 작전도 다 있다.

 

나중에 삼수갑산을 갈지라도 개의치 않는다.

그거는 나중 문제이고, 목표를 달성한 연후에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

어떻게든 이기고 봐야 하는 전쟁이다.

맞불 작전도 펼치고, 물귀신 작전도 구가하고, 오리발 작전도마다 않고, 하소연 작전도 나온다.

그러나 위험천만이다.

패가망신의 길일 수도 있다.

자기 발 찍는 도끼일 수도, 도낏자루 썩는지 모르는 자기일 수도 있다.

 

하나의 허물을 감추려고 아홉의 허물을 만들어내는 것 같기도 하고, 생일날 잘 먹으려고 열흘 굶는 것 같기도 하다.

 

소의 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인다.

교각살우(矯角殺牛).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

吳牛喘月(오우천월)이다.

 

소탐대실(小貪大失), 우이독경(牛耳讀經), 점입가경(漸入佳境)에 속수무책(束手無策)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사소취대(捨小取大), 마부작침(磨斧作針)의 지혜와 용기가 필요한데 좋은 가르침을 헌신짝 버리듯이 한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여 또는 최후의 일념으로 유불리를 따지고 대응하는 것이지만 실익보다는 실손이 더 커 보인다.

무슨 특별한 비법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경험학상으로나 통계학적으로 볼 때 그것은 실수하는 것이다.

피치 못할 사정 때문에 그런 이해득실을 따져야 한다는 것이 서글프겠지만 오버하는 것은 언더하는 것보다도 더 큰 화를 불러올 수도 있다.

 

모모가 있다.

아니, 직설적으로 미당 선생이다.

 

눌변이다.

말로 남을 설득하는 것은 어렵다.

여러 사람 앞에 서는 것이 부담스럽다.

아는 것도 별로 없지만 말은 더 못한다.

말로 하면 아는 것의 반도 하지 못한다.

글로 하면 1.5배는 자신 있다고 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대면하기가 싫다.

나서서 무슨 발표를 하는 게 두렵다.

열심히 준비해도 말로 하려면 얼굴부터 붉어지면서 어물거린다.

실수의 연발로 기가 죽어 진땀을 흘린다.

가능하면 말하는 것을 피하고, 할지라도 간략하게 하려고 한다.

 

죽을 맛이다.

그러나 본인이 약하고 싫어한다고 해서 회피할 순 없다.

실수하여 점수를 까먹는 것에 비하면 회피해서 받는 불이익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크기 때문에 나는 못 한다고 손사래를 칠 순 없다.

그러면 어찌해야 하는가.

아는 것 많고 말 잘한다고 그게 다는 아니다.

그것들이 진실과 성실을 범하지는 못한다.

모자라고 부족하더라도 그를 인정하고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야 한다.

그런 연후에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을 기다리는 것이다.

실력이 달리고 언변이 미흡하더라도 솔직 담백하게 실천적으로 임하면 뒤지거나 배척당할 일이 없다.

 

생긴 대로 사는 거다.

약점과 부족함을 만회하려고 안달하지 않고 평소대로 사는데도 그럭저럭 잘 굴러가고 있다.

키 큰 놈 선반에서 내려 먹을 것 없고, 힘센 놈 들고 다닐 거 없다는 말에 손뼉을 치면서 그렇지, 정말 그렇지, 기죽을 거 하나도 없지. 키 작아도 꺼내 먹을 거 많고, 힘없어도 곳간에 쌓인 거 많으면 되는 것이지. 실제로는 안 그렇더라도 맘만이라도 그리 가지면 풍족한 것이지라고 문 걸어잠근 채로 큰소리친다.

 

생각은 자유다.

판단도 다르다.

그래도 기본과 원칙은 존중돼야 한다.

있어야 할 것은 있어야 하고, 할 것은 해야 한다.

강점은 키우고 약점은 줄이는 기교도 필요하다.

그런데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기피하고,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은 어려움을 더 가중시킨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가야 할 길인 아닌 엉뚱한 길을 가면서 이 길이 맞으니 어서 따라오라고 소리친다면 어쩌자는 것인가.

목만 아프고 몸만 피곤할 것이다.

 

OOO는 문제가 많으니 없애겠단다.

상식적이지 않다.

문제가 있으면 해소해야지 그 자체를 외면하는 것은 아니 될 일이다.

 

OO은 비생산적이니 안 하겠단다.

정의롭지 않다.

약이든 독이든 먹어야 할 것인데 유용하게 해야지 그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OO은 소모적인 정쟁이니 필요 없단다.

공정하지 않다.

의혹이 있어 보여 궁금하면 밝혀야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항변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미당 선생, 그런 작전이 걱정되나요.

그러지 맙시다.

댁보다 다들 머리 좋고 유능하니 알아서 잘할 겁니다.

미당 선생은 지금 세상을 관조할 때가 아닌데 오버하는 겁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출근하면 준공서류 작업에 식사 시간이나 돼야 자리에서 일어나고, 퇴근하면 밥 먹을 때나 자리에서 내려오는 판국에 뭐 그렇게 세상 근심·걱정 다 끌어안고 가겠다는 식으로 나오는 것인지......,

오지랖 넓은 것 안 어울리니 그러지 맙시다.

그러다가 과부하 되어 탈 나니 가볍게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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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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