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by Aphraates 2021. 12. 27.

오늘 주제는 담이다.

 

인터넷백과사전을 검색해봤다.

의학적인 용어로 근근막 통증 증후군(myofascial pain syndrome)이었다.

어른들이 이야기하는 담 맞다, 담 절인다, 담이 왔다고 하는 그 담이다.

사전에는 근근막 통증 증후군은 근육의 외상이나 과다한 사용, 정신적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근육 또는 근막(근육을 둘러싸고 있는 얇고 투명한 막)에 통증 유발점이 발생하여 해당 근육의 통증과 이에 동반한 연관통, 운동 제한 등의 여러 증상이 발생하는 질환을 의미한다: 라는 부연 설명도 있었다.

 

지난 8월에 코로나 2차 접종을 맞고 나서다.

주사를 맞은 왼쪽 어깨와 팔뚝 사이가 뻐근했다.

한 이틀은 주사의 영향이구나 하고 넘어갔다.

그 뒤로도 계속 불편했다.

많이 아픈 것은 아니었으나 윗옷을 입을 때 불편하거나 잠을 잘 때면 기분 나쁘게 아팠다.

잠을 잘못 자서 그런가 보다 하고 나름대로 찜질을 하거나 주무르거나 하면서 버텼는데 그 당시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크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한 뒤 달간 그렇게 불편하게 엉거주춤 지내다가 시간이 있어서 동네 의원에 갔더니 대번에 주사의 후유증이라면서 처방을 받아 치료했다.

 

그러나 큰 차도가 없었다.

그 다음다음 주에는 대학 병원에 갔다.

어느 과()로 가야 할지 몰라 검색을 해보니 재활의학과 소관이어서 예약을 하고는 진료를 받았다.

문진하고는 몇 가지 검사를 했다.

주치의께서 근육, , 관절, 힘줄에는 특이한 사항이 없는데 바이러스 균이 신체의 약한 부분을 공격하고 잔재가 남아서 그런 것 같다면서 처방을 해줘 2주간 복용하였다.

좀 차도가 있는 것 같았지만 완전치 않아 다시 재진을 받았다.

여전히 이상이 없다면서 다시 2주 약 처방을 받았는데 다음에는 통증이 심하거나 많이 불편하면 통원진료하라는 권고도 받았다.

이번에는 끝났겠지 하고 착실하게 약을 먹고 몸 관리를 하였으나 크게 호전된 것 같지는 않았다.

 

병은 자랑하라고 했다.

많은 사람한테 알려 경험을 공유하고 지혜를 얻으라는 것이다.

건장한 사람이 주사 한 대 맞고 골골한다는 것이 창피하긴 했지만 병아리 눈물만큼 주사약을 체내에 넣고는 엄청나게 고생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창피한 것으로 끝날 일이 아니었다.

누구를 만나거나 모임 같은 데서 마실 술은 다 마시고 할 일은 다 해가면서 염치도 없이 위 팔뚝이 아직도 아프다며 엄살 아닌 엄살을 부렸다.

그런 칭병의 소리를 들은 사람 대부분은 그런 사람도 있다더라면서 좀 있으면 괜찮아질 거라고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미당 선생은 줄기차게 아프다고 홍보를 했다.

 

마구 떠들어 홍보를 하다 보니 해결의 실마리도 보였다.

옆자리의 박() 대리님이 부군이 대표인 회사 직원이 골프를 치다가 팔에 탈이 나 정형외과 등에 다녀도 차도가 없어 고생하던 중이었단다.

부군이 하루는 지나치는 말로 그거 담 맞은 것인데 뭘 그리 엄살이냐며 담 약 한 번 먹으면 깨끗하게 나을 거라고 했단다.

그 소리를 들은 직원이 밑져봐야 본전이라는 셈으로 약국에 가서 담약을 사다가 며칠 먹었더니 신통방통하게도 실제로 괜찮아지더란 것이었다.

단장님도 그렇게 한 번 해보시는 것이 어떠냐고 하는데 귀가 솔깃했다.

환자는 귀가 여려지기 마련이라는 말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전에 도착하자마자 데보라가 동네 약국에 가서 약사님한테 자초지종을 말했더니 그런 사례도 봤다면서 두 가지 약을 내주면서 한 사나흘 복용해보라고 하시더란 것이었다.

팔뚝이 안 아플 수도 있는 사안인데 그를 충실하게 따르지 않을 미당 선생이 아니었다.

약을 두 번 복용하고 나니 팔뚝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손목 터널 증후군의 경험이 있는 데보라가 약 먹는 중에도 팔을 무리하게 쓰면 약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충고도 따라 조심조심했다.

대전에서 먹던 약을 갖고 와 삼천포에서 하루 정도 복용할 약이 남았는데 이것으로 끝장을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안 그러면 1월 중으로 삼천포 공사가 마무리되면 정형외과 등에 들려 정밀 검사와 진단을 받을 요량인데 안 그랬으면 좋겠다.

그렇지 않아도 이것저것 먹는 약이 많은데 약의 과오남용(過誤濫用)은 삼갈 일인 것은 잘 알고 있으니 무슨 약이 좋다고 하여 마구마구 복용할 것은 아닐 것이다.

 

!

이제 빌붙어 있을 만큼 붙어 있었으니 물러가도록 하자.

안 그러면 특단의 조치를 하겠다고 엄중히 경고하는 바이다.

 

 

http://blog.daum.net/kimjyyhm

http://www.facebook.com/kimjyyfb

http://twitter.com/kimjyytw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전 빵  (0) 2021.12.29
작전이  (0) 2021.12.28
그 분  (0) 2021.12.25
손시러우시지요  (0) 2021.12.24
지각 대장  (0) 2021.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