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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눈 밖의 남자

by Aphraates 2022. 4. 15.

포용과 화합이 자주 회자된다.

좋은 말이다.

그러나 말이 그렇지 그리하기는 쉽지 않다.

성인군자 반열에 든 사람이거나 아주 특이한 사람이라면 몰라도 자기와 결이 다른 데 이해하고 품는 것은 불가능하다.

반기를 들었거나 애먹이고 괴롭힌 장본인을 너그럽게 봐주긴 어렵다.

 

대가(代價)

반드시 치르거나 받아야 할 때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때도 있다.

맡은 소임을 했으면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

역할로 끝나야지 뭘 기대하는 것은 난센스다.

어찌 볼지는 상황에 따라 다르고, 각자의 자유다.

필히 지켜야 하는지, 꼭 은혜를 갚아야 하는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OOO 들어갈 때 하고 나올 때가 다른 것은 자명한 이치다.

절실할 때 도와주며 굳게 약속한 것을 지키려고 한다면 오히려 그게 발목을 잡아 갈 길을 갈 수 없는 것이다.

토사구팽(兎死狗烹) 공식이다.

 

사람이 그러면 안 된다며 약속을 지키라고 한다.

신의를 갖고 할 도리는 하라고 강력히 요청한다.

스리쿠션으로 은근히 압력도 가한다.

그러나 처지와 관점이 다르다.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도리가 무엇인지는 기준이 틀린 것이다.

극과 극일 수도 있다.

 

이미 활시위를 떠난 화살이 되돌아올 수는 없다.

그들이 아니더라도 챙겨야 할 사람이 많다.

필요로 하는 사람도 쌔고 쌨다.

구태여 껄끄러운 자를 불러 중용하고 진솔한 대화를 하기는 어렵다.

배신과 변절의 공식이다.

 

예측 못 한 바 아니고, 모르는 바 아닐 것이다.

그래도 달리 방법이 없다.

카멜레온처럼 변신하여 용케 구우일모(九牛一毛)로 기사회생(起死回生)하여 표정 관리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러지 못하고 축계망리(逐鷄望籬,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본다)가 되어 표정관리조차 할 수 없는 사람도 있다.

 

충청도 말로 시절 테기다.

역시 충청도 표현으로 바람 솔솔 새는 핫바지다.

 

그때 왜 그랬어.

한두 번 당해보고 실수한 것도 아니잖아.

잘 좀 하지.

나한테 왜 그랬어 하고 큰소리칠 수 있을 때 잘 해야 했던 것이었는데 8시 기차는 떠나가고 있으니 이를 어쩌지.

순간의 선택이 십 년을 좌우한다잖아.

참 애석하게 됐지만 그것도 다 각자의 팔자니 받아들여야지 어쩨겠어.

다시 한번 이상한 풍자가 될 것 같은데 명예로운 철수를 위한 무슨 방도는 있는 거야.

 

권력은 부자지간에도 나누지 않는다고 했다.

돈은 부자지간도 양보가 없다고 했다.

특히 가부장적인 체제에서는 더 그렇다.

그런 걸 모르고 희희낙락하다가 팽당한다면 너무 순진하고 아둔한 것이다.

창밖의 여자는 애처롭기나 하지만 눈 밖의 남자는 계륵도 못 된다.

혹사당하는 닭을 조금이라도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부활 달걀이 들어가고 떡으로 데신한 지 몇 년인데 그 대신에 나오기라도 한 듯이 낙동강 오리알 떨어지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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