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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큰일 했다

by Aphraates 2022. 4. 17.

오늘도 큰일 했다.

부활 대축일 미사를 끝내고 와서 부부가 나눈 말이다.

상황이 여의찮아 부활 축하 소연은 다음으로 미뤘지만 부활절과 관련된 여러 일을 하고 당신 모상대로 살자고 하였으니 큰일을 한 것이 맞다.

 

 

그런데 큰일의 끊이지 않고 연속적이다.

하나가 마무리되면 다음 일이 이때를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쏙 튀어나온다.

오지랖이 널어서 일부러 만드는 큰일도 아니고, 과부하가 되어 감당하기 어려운 것도 아닌 큰일이고, 남들은 그렇게 큰일이라고 안 볼 수도 있지만 기꺼이 해내는 것이 즐겁다.

천지창조를 끝내시고 이렛날에는 쉬셨다는 말씀과 같이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이 통할 수도 있으니 무리가 없도록 우선순위와 완급 조절은 해야 할 듯싶다.

 

다음 주에는 무슨 일이 있는지 일정 체크를 했다.

돌발변수로 큰일만 안 생기면 비교적 조용하고 여유로운 한 주를 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를 허할 수 있는 조건과 여건이 될지는 미지수다.

그렇다고 미리부터 걱정할 것은 없다.

큰일이 생기면 그에 맞게 대적하여 좋으면 좋은 대로 안 좋으면 안 좋은 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공적인 측면에서는 정비 시간이니 결선을 풀고 거의 30년 동안 고이 모셔 놓은 인켈 전축이나 연결하여 골동품 같은 LP판과 CD와 라디오를 작동시켜 보고 싶은데 기능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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