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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액면 그대로

by Aphraates 2022. 4. 19.

이게 그거다.

그러면 그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순수하게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때가 있고, 액면 그대로가 전부가 아니어서 그 이면을 세심하게 살펴봐야 할 때도 있다.

그를 거꾸로 하면 문제다.

오백 원이라 하는데 오십 원짜리가 더 붙어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만지작거리면 쓸데없는 일이자 도를 넘는 것이고, 오백 원이라고 하지만 액면가 이상으로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소중하게 여기면 그 역시도 쓸데없는 일이자 실수하는 것이다.

 

호를 호로 받아들이고, 불호를 불호로 배척하며 세상 이치와 인간 도리로 살아가는 것은 지혜롭고 소중한 경험이다.

이쪽에서 호의로 나온다.

그런데 혹시 뭐 다른 것이 있는 게 아닌지 의심하고, 곡해하고, 무시하는 것은 버려야 할 자격지심이고, 트라우마이고, 무지이고, 예의가 아니다.

저쪽에서 반대로 나올 때는 이에는 이, 귀에는 귀 식으로 해야지 반대대로 그대로 따라가면 아니 된다.

 

있는 그대로 사는 것도 쉽지 않다.

남들은 안중에도 없는데 스스로 기고만장하는 것도 문제고, 남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데 자학하는 것도 문제다.

오버도 언더도 옳지 않다.

자신을 부풀려 대적할 때가 있지만 그도 시기와 장소를 가려가면서 그래야 통하는 것이지 언제 어디서나 그렇게 엉뚱하게 뚱딴지처럼 굴면 충청도 말로 시저리인 것이다.

 

옛적에 화려하던 그러나, 지금은 쓸쓸한 탄방동 거리에서 4인 특별 주주총회(酒主總會)를 했다.

코로나로부터 해방된 것을 기념하기 위한 주당들의 만남이 아니라 번개팅의 성격이었는데 처지가 사인각색(四人各色)이었지만 소통이 잘 되는 오붓한 자리였다.

그럴 나이도 지났지만 한밤중은 아니어도 밤이슬을 맞기도 했는데 더 할 여력이 있어 보였지만 내일을 생각해서 그만하자고 절제를 했다.

 

새벽에 일어나니 머리가 띵했다.

그런데도 번뜩 떠오르는 것이 좋은 것은 좋게, 안 좋은 것은 안 좋게 받아들이고 내 것으로 하는 것도 삶의 지혜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사는 사람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못한) 사람도 많다는 생각도 들어 모두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시라고 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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