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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전문가

by Aphraates 2022. 4. 20.

미당 선생은 나이에 비해 비교적으로 첨단을 달리는 편에 속한다.

미래보다는 과거가 더 많은 현시점에서 구태의 본능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생각과 행동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흐름에 적응하는 편이다.

업무적으로도 그렇다.

과거에 더 익숙하지만 그렇다고 미래를 등한시하지 않고 대체로 순응하는 상태여서 기상천외한 것에 놀라거나 당황하지는 않는다.

 

최종 보고서를 완료하고 제작하였다.

어떤 분량으로 어떻게 작성할 것인지 기존 다른 최종 보고서를 참조해 가면서 뺄 것은 빼고 낳을 것은 넣어가며 다방면으로 구상과 시도를 한 결과물이었다.

인쇄 제작을 의뢰하기 전에 파일을 통하여 내용을 정리하고 교정하면서 중요한 자료를 삽입하는데 막히는 것이 있었다.

인터넷 검색을 해가면서 여러 방법을 동원하여 시도해봤지만 만족할만하게 되질 않았다.

누구한테 자문해볼까 하다가 그런 정도도 못 하느냐는 소리 안 나는 비난을 받을 것 같아 그 부분만 미완으로 하여 나머지 자료를 갖고 출판 제작사로 갔다.

여차여차해서 이 부분은 완성을 못 했으니 보완해달라고 하였더니 무슨 얘기인지 단번에 알아들은 사장님께서 맘에 쏙 들게 완성하여 보여주셨다.

 

이 대목에서 감탄하지 않으면 도리가 아니었다.

잘 안 되는 그것 때문에 몇 날 며칠을 고민했는데 이렇게 단번에 해결해주시니 역시 전문가 프로패셔널(Professional) 이라며 사람은 다 자기 할 일이 있는 것 같다며 덕담을 했더니 늘 하는 일이라며 겸손해하셨다.

그리고 그 연세에 현장에서 일하시고, 이런 서류작업을 그 정도로 하신다는 것이 쉽지 않으실 텐데 대단하시고 존경스럽다고 부러워하시는 바람에 오히려 미안했다.

정치 공학과와 얼치기가 오버랩되었다.

인간관계와 대외 관계가 좋아 업무처리에 능수능란한 전기 기술자를 전기 공학과가 아닌 정치 공학과를 나왔다고 칭찬 겸 폄하를 하는 경우가 있다.

옛날로 치면 문무(文武)를 겸비한 선비를 의미한다.

그런 로비스트에 전기 기술 발전과 혁신에 이바지하는 자세라면 더 좋겠지만 그는 소홀히 하면서 자신과 자신이 속한 조직의 영달을 위하여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못마땅하다는 것인데 그것도 하나의 기술이라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으니 정통 전기 공학과가 전적으로 맞고 사이비 정치 공학과는 완전히 틀렸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정권 교체기에 부침으로 고민이 깊은 늘공(늘 공무원, 정규직 직업 공무원)과 어공(어쩌다 공무원, 정무직 임시공무원)이 많다는 기사도 떠올랐다.

직업공무원제가 정착되었으니 공공 조직이 안정돼야 하겠지만 밑에서 차곡차곡 올라가거나 갑자기 벼락출세하거나 하는 도달하는 정점 부근에서는 전문가적 자질과 함께 정치적인 소양도 필요하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으니 그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한 부류에서 일하다가 다른 부류로 강제 편입되어 일하는 것을 변신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어쨌거나 여건과 조건이 확 달라지는 환경에 적응해야 하니 팔색조 정도는 아니더라도 카멜레온 정도는 돼야 하는 운명이 아닌가 한다.

그래도 전문가의 자부심을 갖고 긍정적으로 미래 지향적이어야지 우리는 영혼이 없는 존재라고 자신을 부인하는 불행은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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