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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불치병

by Aphraates 2022. 4. 22.

자선 단체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안내 광고를 보면 저런 병도 다 있나 할 정도로 생소한 병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있다.

최첨단을 달리는 현대 의학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불치병인데다가 현상 유지만 하려 해도 엄청난 돈이 필요하여 치료는 엄두도 못 내는 희소병이다.

심신이 온전한 사람들의 온갖 죄를 다 뒤집어쓴 듯한 처참함에 할 말을 잊는데 범접할 수 없는 천형을 두려워하며 자비를 베풀어주시라고 청하는 것조차도 초라하기 그지없게 느껴진다.

 

지명직과 선출직 인사들에 대한 검증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연일 이어지는 인사 세평이다.

기대도 되고 우려도 된다.

또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공방이 지겹기도 하다.

 

희소병은 아니지만 불치병 같은 것이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 Oblige, 귀족 의무)를 모르거나 이행치 않는 병이다.

합법적이라고 하지만 불법과 편법이 있었음을 부식시키지는 못한다.

재력이나 권력이 있으면 그런 중병에 걸리지 말아야 하는데 거꾸로다.

유복한 집의 자식들이나 유력자들이 왜 그런 병으로 군필을 면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그보다 더한 데도 청춘을 불사르는 군대를 다녀와서는 병역의무를 다했다고 공치사 같은 칭찬을 들으며 웃는 사람들이 허탈해 보이기도 한다.

 

군에 못() 가는 사유도 이지 가지다.

등이 아프다.

눈이 나쁘다.

손가락이 불편하다.

발이 평발이거나 발가락이 이상하다.

가슴이 아프다.

심신 쇠약이 심하다.

이중 국적이다.

몇 대 독자다.

 

속으로는 어떤지 모르지만 겉으로는 합법적이다.

빠져나갈 구멍을 다 막아놨지만 법의 허점을 용케도 찾아내 이용한다.

평상시에는 격렬한 경기에 참여하여 잘도 뛰어다닌다.

그런데 신체검사 결과는 병역 부적합자 판정이다.

군대 이야기만 나오면 해명과 변명하기 바쁘다.

지금은 다 나았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로 병 때문에 갈 수 없었다고 한다.

첫 신체검사에서 1급을 받은 대상자가 연기에 연기를 하여 몇 년 후에 재검받으면 4(?) 이하로 판정받아 군대 면제나 방위 소집으로 떨어진다.

그렇게 약식으로 군필을 하고 나면 바로 반전이 인다.

신체 건장한 사람들도 하기 어려운 일을 척척 해내는 기염을 토한다.

당사자들은 속이 후련할지 모르지만 그를 바라보며 오장육부 뒤집히는 사람이 많다.

 

지난 부활주일 평화방송 새벽 미사의 파견 인사에서 서울대교구 유 주교님께서 모든 분에게 부활의 기쁨을 전하시면서 특별히 몸이 아파 고통스러워하는 이들에게 평화를 주시라고 청하셨다.

세속의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면서 덧붙이자면 꾀병 부리거나 부렸던 사람들의 미소 띤 고통은 불치병이 아니니 치료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그런 교묘한 일탈자들 때문에 정말로 신체가 부실하여 군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여 죄송스러워하는 사람들까지 싸잡아 비난받는 일이 없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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