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前進)이 구호인 부대가 여럿 있다.
판문점을 관할하는 제1 보병사단의 구호도 전진으로 알고 있다.
해당 부대 장병들은 부대 구호를 입에 달고 다닌다.
자나 깨나, 보나 안 보나 부대 구호를 우렁차게 하는 것으로 일과가 시작되고 일과가 끝난다.
그렇게 하자고 결기를 다지는 것이자 어찌 보면 우리는 그리 살아야 한다고 시키는 세뇌 교육일 수도 있다.
미당 선생도 1970년대 초중반에 걸쳐 군대 생활을 하면서 구호 두 개를 입에 달고 다녔다.
충성(논산훈련소)과 필승(보병 제28사단)이었다.
지금은 구호가 바뀌었다는 소리도 들었는데 이 구호나 저 구호나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승리의 길을 가자는 맹세이므로 속뜻은 같다고 해도 무방 타.
임전무퇴로 후퇴를 용납하지 않는 군에서 그런 구호를 붙이는 것이 너무 평이하고 식상하다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좋아진 현대식 군에서 그런 구호를 외치며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높게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과거는 아름답다.
현실은 고달프다.
미래는 감미롭다.
我)
과거는 흘러갔다.
과거를 묻지 마세요.
그리고 앞으로 나아갑시다.
어려운 현실이니 다 함께 힘을 모아 전진합시다.
彼)
무슨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인가.
과거는 현재와 함께 미래를 여는 거울인데 없었던 걸로 하자고.
그 무슨 O 풀 뜯어 먹는 소리란 말인가.
너희도 그렇게 했으니 똑같이 해야 맞잖아.
어제는 GPS 측량 시스템으로 단 몇 밀리의 오차도 없이 재던 것을 오늘은 새끼줄로 대충 재겠다면서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라고 이단 공단으로 나오면 형평에 안 맞는 거지.
참 어렵다.
생각 같아서는 아무런 문제가 될 것 같지 않다.
서로 이해하고 타협하면서 술술 넘어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이론에서 실제로 들어가면 걸리는 것이 한둘이 아니다.
이현령비현령도 갖다가 붙이기 나름으로 얼마든지 내 편에서 또는 제 편에서 내세울 수 있어 별거 아닌 것 같은 것이 발목을 잡는다.
진보와 보수가 교대했다.
둘은 기름과 물처럼 겉도는 것이 사실이나 그대로 나아갈 수는 없다.
내가 좋다고 해서 그것만 주장할 수 없고, 내가 싫다고 해서 그것을 거부할 수는 없는 일이다.
마이웨이의 전진이나 후퇴도 부인할 순 없지만 그보다는 서로 조금씩 양보하여 통합과 동행의 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http://www.facebook.com/kimjyyfb
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