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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대간하겠다

by Aphraates 2022. 6. 17.

현직 재직 때 이야기다.

새로 부임지로 근무하는 중에 경상도로 출장을 가게 됐다.

간 김에 전에 모시고 있던 상사분을 찾아뵈었다.

차를 나누면서 제기 이번에 자리를 옮겨 어디에서 근무하게 됐다면서 많은 지도 편달을 부탁한다고 말씀드렸다.

 

내가 뭘......,

하고 흘려버리시는 듯하면서도 기분이 좋으신지 열심히 하면 다 그만한 대가가 있는 것이라며 전에 하던 대로만 하면 될 것이라고 격려를 해 주셨다.

이어서 지사장님이 어느 분이시냐고 물으시어 OOO님이라고 하였더니 빙그레 웃으시면서 충청도 본토 발음으로 대간하겄는디하셨다.

 

거대한 조직이고 조직원이 수 만 명이다.

동종계열에서는 웬만하며 다 알아 누구 하면 대번에 어떤 사람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빠르게 파악되고 알려진다.

그분하고는 전에 같이 근무한 적이 있다면서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여간 깐깐한 분이 아니어서 적응하여 따라가기가 어려울 텐데 일을 잘하자는 차원이고 다른 것은 없으니 많이 배우라고도 하셨다.

 

앞선 분들한테 정석으로 잘 배우고 일 잘하는 것은 성공의 길이다.

충고의 말씀은 조직원의 첫째 덕목이기도 하다.

새로 부임하신 분에 대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었다.

방침에 따라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하면서 개인과 조직의 발전을 위하여 헌신 봉사하는 것은 언제 어디를 가도 마찬가지다.

승진하여 사업소장이나 관서장으로 오신 상사분들은 길어야 보직 기간이 2년인데다가 어떤 때는 발령장 잉크도 안 말랐는데 재발령 나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위치와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 되기 때문이었다.

 

, 이거 대간하겄는디다.

걱정의 소리가 나온다.

상황이 안 좋다는 이야기다.

이럴 때는 인식이 똑 바라야 한다.

이상이 아니라 현실이다.

말보다는 실천이다.

책상보다는 현장이다.

 

위정자들이 한결같이 주장하는 게 있다.

진영 불문이다.

먹고 사는 문제인 민생(民生)이 최고로 중요하다며 최우선시한다는 거다.

다른 것은 몰라도 그거 하나는 해결하겠다면 모든 것을 걸고 바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다.

 

국민은 때가 되면 보이는 그 모습에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일 시작부터가 천차만별이어서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난처하다.

최근 일련의 것만 봐도 그렇다.

() 정부의 747, () 정부의 줄푸세, () 정부의 소주성에 이어 윤() 정부의 민주성(시장성)까지 등장했다.

잘 느끼고, 잘 이행하고, 잘 이득을 챙기는 측에서는 어떤지 모르지만 오늘 하루에 동분서주해야 하는 사람들로서는 그거 우리 맘에 쏙 드는 실사구시의 핵심이라고 박수를 칠 수가 없다.

안 닮은 듯하면서도 닮았고, 닮은 듯하면서도 안 닮은 것 같기도 한데 그런 것에 심사숙고할 겨를이 없는 백성들이 볼 때는 돌고 도는 백가쟁명(百家爭鳴)의 귀환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목표는 결국 부국강병에 요람에서 무덤까지다.

그런데 각기 가치관이 다르고 시각이 다르니 해법이 상이한 것이다.

내가 제대로 한 번 해보겠다며 전의 것들은 깡그리 뭉개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이 위험해 보인다.

마른 수건 짜듯이 해봐야 나오는 것이 없어 결국은 재탕 삼탕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실험장이 되는 형국으로 흘렀던 것이 도돌이표처럼 된 헌 정치의 새 정치의 자화상이다.

 

서울 가는 길을 생각해본다.

그 길을 대중소(大中小)로 목차를 달아 분류해보면 그 숫자를 헤아리는 것만도 서울 도착하는 시간을 훌쩍 넘기도록 몇 날 며칠이 될지 모를 정도로 무수히 많다.

많을지라도 대전에서 가는 길은 다르지만 목적지가 서울인 것은 변함없다.

KTX(새마을/무궁화), 고속(시외)버스, 자가용으로 가는 직선 코스가 있다.

트럭, 자전거, 도보와 조깅으로 가는 사보타지 행도 있다.

대전에서 부산(김해공항)으로 가 항공편을 이용하거나 제주도로 건너가 선박편을 이용하거나 지구를 한 바퀴 돌아 남미의 파타고니아를 거쳐 우회하는 길도 있다.

어떤 길로 가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고 크고 작은 장단점이 있는 것이다.

그러니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많은 엉뚱한 길을 간다며 돈키호테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천치 바보라고 할 수는 없다.

 

참 대간하겠다.

잘해보겠다며 나라를 이끌어가는 그룹이나 잘살아 보겠다며 나라를 따라가는 그룹이나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모르고 터널로 들어가는 것 같아 몸과 맘고생이 클 거 같다.

곧 가야 할 길이 정해져 질서정연하고 일사불란하게 갈 것을 기대하면서도 그렇게 쉬이 생각과 맘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익히 경험한지라 조심스러워지는 것이다.

 

하여거나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안 그런 적이 없다고 하지만 지금 우리가 처한 대내외 상황은 어렵다.

절체절명의 상황이라는 말을 소환해야 할 것 같다.

이럴 때일수록 나는 누구이고, 무엇을 하고, 어찌 살아야 할 것인지 명확히 하고 작은 것에서부터 조금씩 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데 어찌들 봐주실지 그것은 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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